태권도연맹에서의 작은 바람-평화복지대학원 심지희 동문

경희대학교 총동문회
Kyung Hee University Alumni Association
z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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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연맹에서의 작은 바람-평화복지대학원 심지희 동문

관리자 0 6027

"태권도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상품입니다. 앞으로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영구종목으로 남을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고 싶어요."
세계 태권도의 구심점인 세계태권도연맹(WTF).
182개국이 가입한 단체인 만큼 직원들 대다수가 뛰어난 외국어 능력을 갖췄다. 이들 가운데 눈에 띄는 이가 있으니 그녀는 심지희(31) 동문.
영어, 네덜란드어, 독일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 8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녀는 WTF 최초 외국인 공채직원으로 2005년 1월 연맹의 글로버리즘에 발맞춰 영입됐다.
이름만 봐서는 한국인임에 분명하지만 지 동문은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한국출신의 벨기에인이다. 사실 그녀의 본명은 Jee hee Vanden Berghe(지희 반덴 베르게).
1976년 대구에서 출생한 그녀는 불우한 환경과 가난으로 12세 때 남동생과 함께 벨기에로 입양되었다. 그녀는 벨기에 오우덴나르데시에 정착하여 교사인 마틴 반덴 베르게(62)씨 부부의 헌신적인 보살핌을 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으로 편입한 그녀는 처음엔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갈 수 없어 큰 장벽을 느꼈다. 하지만 "언어를 컨트롤하지 못하면 외톨이로 남게 된다."는 마음으로 공부에 매달렸고, 2년의 세월 끝에 2개국 언어를 불편함 없이 사용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졸업 무렵이 되자 지희씨는 자신의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한국어에 대한 열망으로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여러 대학에 수소문 결과 한국어를 전공할 수 있는 대학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차선책으로 르븐 가톨릭 대학에서 중국학을 공부하였고 졸업 후 외교관을 목표로 루벤 가톨릭대학 정치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한국과의 인연은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바로 재학 중 신청한 경희대 아태국제대학원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인데, 교환학생으로 1년간의 한국생활은 그녀에게 잊지 못한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정든 한국을 떠나기 싫었던 지희씨는 2003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에 진학, 2년간 학업을 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태권도와의 인연은 지난 2003년 평화복지대학원 석사 논문 준비 중 시작되었는데, 지희씨의 탁월한 외국어 능력과 폭넓은 인맥을 눈여겨 본 조정원 총재가 그녀에게 WTF에서 일해 볼 것을 제의했고, 그녀는 외국인직원 공채에 지원해 당당히 합격했다.
연맹에 근무하면서 태권도가 매우 체계적이면서도 복잡한 운동임을 알게 되었다는 지희씨는 사실 태권도 수련을 해 본 적이 없다. 양부모들이 "위험하다"며 태권도 수련을 만류했기 때문.
하지만 도복을 입고 품새는 물론 겨루기, 전자호구 등 짜임새 있는 스포츠임을 절실히 느낀다는 그녀는 "비록 늦었지만 태권도와 인연을 맺은 이상 앞으로 도장에 나가 한국의 국기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의 조국인 한국의 문화와 역사가 자랑스럽다는 지희씨는 "태권도가 계속 올림픽 종목으로 유지되는 것은 물론 WTF가 세계적인 기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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