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신영수 동문이 운영하는 '55카페'앞에서 기자와 함께

55번가 3rd Ave. 고층 건물이 많아 그늘진 뉴욕 맨해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밝은 햇살이 비친다.
“거기 55번가 사거리에 ‘55카페’ 있죠? 들어오세요. 아니지, 내 얼른 나가야지.”
점점 통화음이 가까워졌다.
커다란 유리문을 열며 나오는 반가운 얼굴. 우리학교 뉴욕동문회 회장 신영수 동문(경영 67)의 모습이다.
“들어와요 들어와. 바람이 쌔네. 점심 먹었어요? 안 먹었으면 밥 먼저 먹어요. 급할 게 하나 없어.”
오히려 밥을 챙겨주는 신 동문의 마음이 급하다.
마치 갓 입학한 신입생에게 밥을 사주는 다정한 선배처럼, 선배는 으레 밥 사주는 걸로 아는 철부지 후배처럼, 그렇게 한국의 반대편에 있는 뉴욕 맨해튼에서 ‘55카페’ 델리를 경영하고 있는 신 동문을 만났다.
“자, 음료수도 먹으면서... 얘기해 볼까요?” 횟수로 4년째 뉴욕동문회를 운영하고 있는 19대 회장 신영수 동문은 주소록을 펼쳐 보였다.
“뉴욕에 사는 우리 동문만 한 200명 되요.
그런데 다들 바쁘니까 모이는 건 70명 정도 되죠. 새벽부터 일하는 동문도 있고 하니까.” 그는 젊은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 말을 이었다.
“타지에서 자리 잡고 사는 게 힘든 일이잖아요.
저는 83년에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 왔는데 먼저 오신 선배님들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후배들도 동문회에 많이 나왔으면 하는데......”
경희 동문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그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동문회에서 젊은 친구들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해요.
서로 만날 기회가 없으니까 주로 교회중심으로요.” 이렇게 인연을 맺은 동문들은 소그룹을 형성해서 한달에 한번씩 주기적인 만남을 가진다.
“소그룹이 활성화되면 자연히 동문회도 활기를 띄기 때문에 참 좋아요.”
그는 흐뭇한 미소를 띤 채 얘기했다.       
“저는 이제 회장 직을 물려주려고 해요. 지금 총무로 활동하고 있는 전재현 동문(전자공학 77)이 20대 차기 회장인데 참 좋은 분이죠.” 
그는 오는 5월, 일년에 한번 있는 정기모임에서 회장 직을 위임할 예정이다. “지금은 거의 60학번에서 80학번 동문이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 젊은 친구들이 많이 나와서 동문회가 더욱더 활성화 됐으면 좋겠어요.
뉴욕동문회가 미주총동문회의 모범이 될 정도로요.”
그의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단호했다. 

“모교에게서 받은 사랑 후배에게 돌려주고 싶어요”

“모교는 우리의 모범이 되고 있어요.”
신 동문은 우리학교 국제교육원이 고마울 따름이라며 말을 이었다.
“국제교육원이 이민 2세대의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해 주고 있거든요.
여름방학 2주 동안 미국에 사는 한국인 고등학생들이 우리 경희대에 가서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공부하고 돌아오죠.”
이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은 그가 이사로 활동 중인 ‘뿌리교육재단’에서 주관하고 있다. 
“뿌리재단이 경희대 관련기관이 아닌데도 이렇게 많은 도움을 받아서, 한인사회에서 우리학교의 위상이 높아졌어요.”
그는 기분 좋게 말을 이었다.
“이럴 때마다 정말 보람차고 경희인이라는데 큰 자부심을 느껴요.” 신 동문은 앞으로 그 뜻을 이어받아 후배들의 장학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뉴욕동문회는 이미 지난해 경희발전기금으로 만 불(한화 약 천만 원금)을 기증했다. 
“모교에게서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어요. 늘 받기만 하는 것 같아서요.” 인터뷰 내내 자신보다 훌륭한 선배님이 많다며 겸손함을 보이던 신 동문. 그는 동문회의 회가 거듭할수록 점점 더 학교를 사랑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주총동문회가 참 좋은데 함께 하면 좋을걸. 작년에는 LA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뉴욕에서 열려요.”
쑥스럽게 웃는 그의 얼굴에 밝은 햇빛이 내리쬈다. 뉴욕 동문회의 앞날이 햇살처럼 반짝일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었다.

인터넷 Future 경희 - 강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