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태훈 (경희인상 수상)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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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1 15:30
지난 여름, 서래마을에서 일어난 엽기적인 영아유기 사건을 해결하는데 일조한 수사팀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CSI라는 외화에서처럼 고가의 첨단장비도, 인력도 풍부하지 않은 현실이지만 뛰어난 수사기술력과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이루어낸 성과였다.
수사의 불모지로 불렸던 우리나라도 이제 외국과 견주어 손색없는 수사체계에 이르렀다는 평이다.
이태훈(법학 68) 동문. 그는 우리나라에 발생되는 범죄의 원인을 파악하고 현상을 분석하여 그에 따른 대책을 수립,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국무총리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원장직을 맡고 있다. 말하자면 세계 유수의 수사기관과 견주어 모자람없이 경쟁할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자랑스런 경희인상’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사시 14회 출신으로 서울지검 부?차장검사,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을 거쳐 2000년 법부법인 미래의 대표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10여 년의 일선검사생활을 비롯 무려 30여년간 법조계에 몸담고 있는 그는 분명 수사의 달인이리라, 화려하고도 솔깃한 무용담을 들을 수 있겠다 싶어 그의 연구원이 자리잡은 우면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범죄를 다루는 직업의 사람들은 굳은 표정에 무뚝뚝한 태도일 것이라 염려했던 기자의 고정관념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인상은 개인의 인성을 닮고 있다고, 그의 후덕한 인상은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한 증거물이었다.
우선 자랑스런 경희인상 수상에 축하인사를 건네는 기자에게 “개인적으로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인다.
법무부장관 표창에서 홍조근정훈장까지 수많은 수상의 영예를 안아본 그이지만 20여만 동문을 대표하는 상이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올해로 17년을 맡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과학수사의 근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법학 교재에까지 연구 실적이 기재되는 등 우리나라 범죄수사정책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었다.
그가 원장을 맡은 것은 지난 2004년. 이미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하는 우리나라의 형사정책에 대해 더 연구하고 발전시킬 것이 있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인간이 존재하는 한 범죄는 계속되며 인간이 진화하는 한 범죄도 진화한다’며 범죄연구에 끝은 없는 것이란다.
이태훈 동문이 원장직을 수행하는 기간동안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국제범죄를 대비한 수사공조 및 국제수사기관과의 공조체계 형성’이다.
국제화시대에 접어들어 범죄마저도 국제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원장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을 전 세계 16개국 형사정책연구기관이 모인 유엔범죄예방 및 형사사법계획연결망 연구기관(UNPNI)에 가입시키고 정기 학술대회 및 꾸준한 연구발표활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정책연구원으로 인정받는 것이 원장직 수행기간 동안 이뤄야할 목표라고.
열정에 불타는 이태훈 동문에게 넌지시 생활신조를 물었다. 예상외의 대답은 ‘위대한 긍정’이었다.
자신의 실리와 가치관을 떠나서 객관적인 옳음이 있을 시엔 과감하게 인정하는 자세란다.
‘편향된 사고에 빠진 체 열정을 더 하는 것은 브레이크 없는 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남과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너그러움, 그리고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열정이 오늘날, 자랑스런 경희인상을 수상한 이태훈 동문을 만들었을 것이다.
<인터뷰-이은정 기자 / 사진-김광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