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성-총동문등산대회 동행 취재기

경희대학교 총동문회
Kyung Hee University Alumni Association
z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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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성-총동문등산대회 동행 취재기

관리자 0 3546
등산은 달리기나 축구처럼 숨을 헐떡이며 뛰지 않아도 되는 운동이어서 좋다. 특히 나같이 운동 신경이 둔한 사람도 그저 서두르지 않고 한 발 한 발 끈기 있게 걷기만 해도 되기 때문에 더욱 좋다.

10월 22일 총동문회 주최 일곱 번째 등산대회에 참가했다. 7년 전, 첫 번째 대회에서 몇 백 명에 불과하던 동문들이 어느새 1,300여명으로 불어나 도봉산을 가득 메웠다.
배드민턴장에서 간단한 개회식을 가진 후 이봉관 총동문회장을 선두로 오전 10시에 우이암을 향해 일제히 출발했다. 우이암 등산에 이렇게 많이 참가한 것을 보면 오늘 모인 동문들은 ‘산이 좋아 산에 왔다’라기보다는 ‘동문이 좋아 동문을 보러 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천천히 산을 오르던 중, 문득 몇 십년 전의 모교 체육대회 장면이 떠올랐다. 1, 2학년 때로 기억되는데 당시 대운동장에서 단과대학 대항 각종 경기가 벌어졌다.
그 중 한 경기 종목이 눈을 가리고 뛰는 경기였는지, 두발을묶고 뛰는 경기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때 일어났던 일만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한 학생이 안간힘을 다해 뛰는 것 같은데도 대체 앞으로 나가질 못했다. 이미 다른 선수들은 모두 결승선을 통과했는데도 그는 여전히 레인 중간을 맴돌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럽던지 스탠드의 학생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러나 한참 뒤에 그가 결승선을 통과하자 관중석에서는 격려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때 본부석에 계셨던 조영식 학원장님의 말씀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다.

“학생 여러분, 여러분이 방금 본 저 선수의정신이 바로 경희인의 정신입니다. 어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 발 한 발전진하는 정신, 바로 그것이 경희의 정신입니다. 나는 지금 경희인의 정신을 보여준 저 학생에게 등록금 전액 장학금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 다시 한 번 학생들의 박수소리와 함성이 고황산에 메아리친 뒤 경희인의 혼이되어 돌아왔다.

그로부터 45년 후, 경희대학교는 영국의 글로벌대학평가기관 QS가 주관하는 평가에서 세계 245위를 차지했다. 국내 언론사에서 실시한 전국대학평가에서도 전체 7위(종합대학 5위)를 기록하는 경이로운 발전을 이룩했다.

오후 1시가 되자 동문들은 우이암을 돌아다시 집결지로 모였다. 총동문회 사무처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삼삼오오 둘러앉아 까먹는 맛이야 어느 산해진미에 비교하랴. 참가자 중 최고령자는 53학번 82세, 최연소자는 2004학번 27세였다. 그야말로 세대를 넘는 경희인의 큰잔치였다.

시상식과 행운권 추첨 때는 여기저기서 환호성와 아쉬움이 교차되었고, 탈락한 동문들은 2012년을 기약하는 가운데 대미를 장식했다. 등산대회가 매년 참가동문이 큰 폭으로 불어나고 행사 내용도 알차게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것에 발맞추어 우리의 모교도 동문들의 성원속에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꾸준히 발전해 나가고 있다. 그 발전은 서두르거나 뛰어서가 아니라 오늘 모인 동문 모두가 산에 오르듯 꾸준히 한발 한 발 쉬지 않고 힘을 합해 이룬 결과이리라.

경희 동문들이여! 경희인이여! 내년에는 더 많은 동문이 모여 오르고 또 오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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