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이 아니라 서로의 곁으로-[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선관위에 권한 위임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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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이 아니라 서로의 곁으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선관위에게 권한 위임

요즘 아들과 함께 일주일에 두 세번 인문학 강좌를 들으러 마실을 다닙니다. 김응교 교수님의 소포클래스와 한홍구 교수의 역사 강의와 이상수 교수의 가장 오래 된 공부론- 주역읽기입니다. 아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이야기 나누고 데이트하는 맛이 쏠쏠합니다. 

 

새삼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만나고 소통해야 하는지, 무엇을 공부할 것이며 무엇을 위해 공부할 것인지를 점검하는데 아들이 그동안 우리 엄마가 들려주던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고 말해주어서 기뻤습니다. ㅎㅎ

공부란 타자(우주, 자연, 인간, 자기 자신 그 모든 어둠을 깨치는 게 공부)에 대한 탐구고, 사상에도 유통기한이 있듯 이런 공부가 어쭙잖으면 오히려 꼰대가 된다고 하더군요ㅎㅎ. 출장 중인 남편이 카톡으로 아들에게 오늘은 어떤 공부를 만났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들이 대답하기를 파하는 공부(몽매함을 깨우쳐야 형통하기에 깨치는 공부도 중요)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包蒙(포용하는 공부)이라 대답했습니다. 어리석음까지도 사랑하고 안아야 할 궁극의 공부이지만 당장 도무지 아닌 문제에 직면했을 때, 때로는 매우 엄격하고도 단호한 사랑방식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소포클레스를 공부하면서 제 머리를 탁 치고 지나간 []이라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오이디푸스와 엘렉트라의 신화를 살펴보면 눈에 띄는 차이점이 자신의 의지, 그리고 그 의지가 나올 수 있는 앎의 차이더군요. 또한 이 공부를 통해 알게 된 것이 편이 아니라 곁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엘렉트라라는 편()이 명확하더군요. 이에 비해 에우리페데스의 경우는 적()편이라는 대립은 있으나 그 대립을 넘어 곁을 지향하는 담론을 품고 있었습니다. 편에선 사람은 끊임없이 대결구도를 만들고 대립하지만 곁에 있는 사람은 상처 입은 사람의 말을 먼저 경청할 수 있더군요. (2015.2.5 페이스북 중략 )

 

문득 공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래전 아들과 공부할 때 쓴 글을 편집해봅니다. 왜냐하면 권오형 전회장님께서 정작 해명 글이라고 쓰신 글의 일부는 안타깝게도 동문들을 더 분열시키고 말을 억지로 엮은 떼쟁이 어린아이 수준에 머물러 계신다는 생각마저 들어서 새삼 공부도 어렵지만 공부가 된 어른으로 사회적 역할을 다하며 사는 것은 더 어렵다는 주역선생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제대로 공부가 된(눈 밝은)어른도 드물고, 제대로 된 어른구실을 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지금부터는 일련의 동문회 사태를 지켜보면서 몇 가지를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해 보려고 합니다.

 

[“모교와 동문회의 갈등은 동문회장을 대학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불순한 의도를 제가 거부했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판단됩니다.”] 권전회장이 쓰신 단 한 줄의 글만 봐도 너무나 많은 왜곡이 일어나서 더 이상 긴 말이 필요 없이 당신의 생각이 머무는 수준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작 추대라는 틀을 권오형 전회장님께서 깨고 경선을 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의과대학과 체육과대학 등에서 두 분 이상의 후보가 경선을 기다리는데 타 후보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도 모자라 정치와 종교의 프레임으로 동문들을 분열시키는 원인을 제공하셨습니다.

 

게다 언제부터 동문회장 뽑는데 진보와 보수와 종교의 프레임으로 동문들을 나눴을까요? 권오형전회장님이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8번에 출사표 던진 것에 대해 500명이 넘는 경희대 동문들이 서명을 했고 비대위 대표(한규철. 양광모 대표)들이 동문회관으로 찾아가 입장표명과 해명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항의를 하러간 비대위와 각 후보의 선대위는 별개입니다. 그런데 한 덩어리로 묶어서 작금의 분위기를 묘하게 보수의 대 집결을 유도하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어쩌면 권전회장님은 자신은 그저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8번으로 출마를 했을 뿐인데 그동안 역대 동문회장님들은 임기 중에 정치에 출마를 하신 적이 없어서 정치색 종교색이 진하게 드러나지 않았는데 작금의 현실은 당신이 불러들이지 않았는데도 당신의 파장(영향력)이 이런 결과를 낳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동문회를 이런 상황까지 만들어 놓고도 (잘하셨으면 제발 연임해달라고 부탁했겠죠) 아무런 반성 없이 자신에 대한 변명일색에다 온갖 꼼수와 편법을 써서라도 다시 연임을 하겠다는 노욕으로 가득찬 분입니다.

 

권오형전회장 본인이 약속했던 대로 4월말 임기종료, 경선을 치뤘으면 간단한 것인데(첨부파일 참조) 동문회가 분열되든 말든 온갖 꼼수를 동원해서 본인이 회장만 되면 괜찮은지 도를 넘은 뻔뻔한 모습들이 속출합니다. 지난 상임이사회(5/25/) 때도 상정할 안건이 무엇인지, 상임이사가 누구인지 공고되지 않고 있다가 막바지에 (5/22//8시경 공지) 급습하듯 내놓은 카드가 권오형회장 단독 연임 추천에다 상임이사회 위임장(이틀 전까지 상임이사가 누군지도 공개하지 않았고, 위임장의 양식도 위임의 범위도 정하지 않았음)이었습니다. 게다 웃지 못 할 사건이 있었지요. 동문회 사무실 입구에서부터 기도를 세우듯 출입을 제한해서 한바탕 소란이 있었고, 권오형 단독추대를 급습하듯 해치우겠다는 유신시대 체육관식 선거 시나리오를 그 자리에서 발견(발언은 누가하고 찬성은 누가하고 등)하고 동문들의 수준을 한꺼번에 너무 격하시켜서 뭐라고 항의하는 것조차 말을 아꼈습니다. 엄정한 시기임을 압니다만 총선도 치룬 마당에 이미 잡혀졌던 65일 예정이던 총회일정을 다시 또 이틀 전에 취소했습니다. 만약 자녀의 결혼식이었다면 날을 받고 예약해 두었다가 질병본부에 문의하고 이틀 전에 취소할 수 있을까요? 자치회관처럼 좁은 곳에서도 총선을 문제없이 치뤘고 등교도 했는데 벌써 두 번째 같은 이유로 취소했습니다. 수많은 동문들과의 약속이 엄중했다면 오히려 이미 정해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좀 더 기울이면 좋을지 방법론을 고민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문회 문제를 바라보는 저의 시각은 대립이나 편이 아니라 어떻게 포용하고 어떻게 곁이 될까를 끝까지 고민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겠지만 저 또한 이 상황이 지혜롭고 아름답게 종결되기를 원하며 여러 동문들과 함께 힘을 더하고자 감히 제안을 합니다. 속히 선거관리위원회 구성하고 선관위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것 선거관리규정을 확정할 것 선거인 명부 확정공고 및 제공할 것 사무처의 선거중립 엄정 준수 등을 요청했지만 총동으로부터 어떤 공식적인 답도 듣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태의 연장선에서 또 다시 619일 상임이사회와 630일 총회(지금부터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관위에게 권한 위임)를 앞두고 있는데 똑 같은 패턴이 반복되어서 안타깝습니다. 당장 총회의 참석 대상인 이사가 누구인지 홈피에 등재하실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직장인들의 업무 종료시간이 6시입니다.  상임이사회와 총회 시간을 7시로 조정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로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인 만큼 호텔에서 7만원씩 내고 상임이사회와 총회를 치루는 것 보다 좀 더 넓은 장소이자 이사들에게 비용부담이 되지 않는 모교에서 상임이사회와 이사회를 개최할 것을 요청합니다.

 

새로운 동문회장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반목하고 상처 주는 일을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야 합니다. 학교와 동문 간의 소송 등 지금까지의 상처를 덮고 권오형 전회장님은 다음 세대에게 (올해 70학번이 70) 동문회를 맡기고 의연하게 떠나주셨으면 좋겠고, 꼭 경선을 하시겠다면 하루라도 빨리 선관위를 꾸리고 누가 경선에서 선출되든 바람직하게 마무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지금이라도 동문회의 어른이자 동문회의 역사로서의 경의()를 드릴 수 있는 분으로 기억되고 박수 받으며 가시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대립을 넘어 곁이 되고자 하는 동문들의 청에 귀 기울여서 조속히 선거관리위원회 구성하고, 선관위에게 일체의 권한을 위임해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2020.06.05. 법과대학 82 최원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