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순간, 행성 의식과 미래 정치

혼돈의 순간, 행성 의식과 미래 정치

작성일 2025-09-08


지구사회는 지금, 전례 없는 혼돈의 시기를 맞고 있다. 기후 위기는 생명의 기반을 흔들고, 혼돈의 국제 정세는 핵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과학기술의 급진적 발전과 산업문명의 확산은 유례없는 삶의 편익을 가져왔지만, 그 이면에서는 지구상 모든 존재의 운명을 가를 실존적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경희학원은 유엔 세계평화의 날(9월 21일)을 기념해, 이러한 혼돈의 시대를 넘어설 새로운 평화와 공존의 길을 모색한다. 9월 15일(월)부터 20일(토)을 ‘세계평화주간’으로 지정하고, 19일(금)과 20일(토)에는 ‘제44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Peace BAR Festival’을 개최한다. 주제는 ‘혼돈의 순간, 행성 의식과 미래 정치(The Moment of Chaos: The Planetary Consciousness and Future Politics)’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제44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Peace BAR Festival 9월 19일(금)~20일(토) 개최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 및 국제회의, 시민사회·학생 기념행사 등
나오미 오레스케스 하버드대 교수,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교수 등 세계 석학·실천가 참여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꼽히는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지 80년이 지났다. 당시 ‘전쟁의 대기’를 ‘평화의 대기’로 바꾼 것은 ‘인류가 공멸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핵전쟁의 가능성을 포함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치달을 우려가 고조되던 그때, 인류는 핵무기의 가공할 파괴력을 직접 보았다. 참혹한 희생을 치른 뒤에야 인류는 평화의 길을 찾아 나섰다. 국제협력을 통해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유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 당시의 희망과 달리 평화는 여전히 달성되지 않고 있다. 80년이 지난 오늘도 전쟁과 테러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경제·외교·안보·통상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까지 확산하고 있다. 혼돈의 국제 정세 속에 핵전쟁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더 큰 문제는 인류의 실존적 위협은 전쟁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날이 심화하는 기후 위기로 생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인공지능(AI)과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ASI)의 출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가 탑재된 자율 무기의 등장은 이미 가시권에 있다. 과학기술의 급진적 발전과 산업문명의 확산은 유례없는 삶의 편익을 가져왔지만, 그 이면에서는 지구상 모든 존재의 운명을 가를 실존적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진화 혹은 절멸’, ‘평화 혹은 붕괴’를 운위하는 시대다. 지구사회는 지금, 전례 없는 혼돈의 시기를 맞고 있다.

경희학원은 유엔 세계평화의 날(9월 21일)을 기념해, 이러한 혼돈의 시대를 넘어설 새로운 평화와 공존의 길을 모색한다. 전환의 기류를 만들어 내기 위해 9월 15일(월)부터 20일(토)을 ‘세계평화주간’으로 지정하고, 19일(금)과 20일(토)에는 ‘제44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Peace BAR Festival’을 개최한다. 올해 주제는 ‘혼돈의 순간, 행성 의식과 미래 정치(The Moment of Chaos: Planetary Consciousness and Future Politics)’다. 행사는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과 서울·국제캠퍼스 일원에서 진행되며, 9월 19일(금)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까지 열리는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과 특별대담은 웹캐스트(pbf.khu.ac.kr)를 통해 생중계한다.

미래 문명 이끌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과 시민적 실천, 인류 공동의 ‘행성 의식’ 함께 사유
이번 행사의 주제에서 드러나듯이, 경희가 주목하는 새로운 평화와 공존의 길은 ‘행성 의식(Planetary Consciousness)’에 달렸다. 인류는 이미 전쟁, 기후, 기아, 질병, 양극화 등 시대적 난제가 일시적이거나 국지적인 현상이 아님을 확인해 왔다. 오히려 일상 깊숙이 스며든 구조적 현실로 드러났다. 그 배경 속에서 인간과 생명, 문명과 사회, 지구와 우주는 결국 하나의 현실임을 인식하는 것이 변화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인간과 자연, 문명과 우주를 아우르는 종합적·전일적 사유는 복합 위기와 문명사적 중층 위기를 헤쳐 가는 데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초연결의 인류사회 문제를 넘어설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행성 의식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고, 새로운 시민의식과 지구정치의 활로를 함께 찾아가는 논의의 장을 연다.

이번 행사에는 나오미 오레스케스(Naomi Oreskes) 하버드대학교 과학사학과 석좌교수, 존 아이켄베리(G. John Ikenberry) 프린스턴대학교 국제정치학과 석좌교수(경희대학교 ES), 조인원 경희학원 이사장, 토마시 세들라체크(Tomáš Sedláček) 하벨도서관 관장, 폴 쉬리바스타바(Paul Shrivastava) 로마클럽(The Club of Rome) 공동회장, 앨리스테어 페르니(Alistair Fernie) 디 엘더스(The Elders, 제1회 미원평화상 수상 기관) CEO, 조르지 스자보(Györgyi Szabó) 전 라즐로 연구소(LINPR; The Laszlo Institute of New Paradigm Research) 소장 등 세계적 석학과 실천가가 참여해 인류사회가 직면한 문명사적 위기와 전환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9월 19일(금)에는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 및 국제회의가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 △특별대담 △하벨 다이얼로그 △라운드테이블 순으로 진행된다. 다음날 20일(토)에는 △시민사회·학생 기념행사 △콜로키엄 △청년 평화 포럼으로 구성한 시민사회·학생 기념행사가 열린다.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에서 조인원 이사장과 오레스케스 교수는 ‘기후 위기, 핵전쟁, 기술문명의 불확실성 등 실존의 토대가 흔들리는 시대적 혼돈 속에 인류가 어떤 의식과 실천으로 전환의 시대를 넘어설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방향을 제시한다. 조 이사장은 기념사 ‘혼돈의 순간: 전일적 실존의 활로’를 통해 오늘의 위기와 내일의 가능성을 성찰하고, 평화를 향한 새로운 사유를 제안한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그는 ‘글로벌 사회에서 행성 사회로: 미래 문명의 새 항로를 찾아’라는 주제로 오늘의 위기를 넘어서는 행성적 전환과 문명의 방향을 모색한다.

특별대담은 ‘혼돈의 순간, 행성 의식과 미래 정치의 활로’를 주제로 진행된다. 조 이사장, 오레스케스 교수, 아이켄베리 교수가 대담자로 참여해 인류가 직면한 문명사적 혼돈을 넘어 미래 정치와 시민의식, 문명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어떻게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지를 논의한다. 3인의 실천 지성은 2020년 제39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Peace BAR Festival에서도 대담을 통해 현실을 진단하고 위기 극복의 지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특별대담은 당시 논의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변화된 상황을 살펴보고 문명 전환의 방향을 새롭게 타진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대담자들은 ‘우리는 어떤 문명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 새로운 문명의 출발점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화두를 붙잡고, 미래 문명을 이끌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과 시민적 실천, 그리고 인류 공동의 ‘행성 의식’을 함께 사유한다. 나아가 문명의 전환을 위한 문제 진단을 넘어 실천의 방향을 탐색하며, 미래 행성 문명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사유와 토론의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혼돈의 순간, 행성 의식과 미래 정치의 활로’를 주제로 한 특별대담에 조인원 경희학원 이사장, 나오미 오레스케스 하버드대학교 과학사학과 석좌교수,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학교 국제정치학과 석좌교수(경희대학교 ES)가 참여한다. 3인의 실천 지성은 2020년 제39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Peace BAR Festival에서도 대담을 통해 현실을 진단하고 위기 극복의 지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특별대담은 당시 논의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변화된 상황을 살펴보고 문명 전환의 방향을 새롭게 타진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사진은 2020년 대담 모습(상단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조인원 이사장, 오레스케스 교수, 아이켄베리 교수).

새로운 지구적 연대 구상 논의와 실천으로 확대
하벨 다이얼로그는 체코 민주화의 상징이자, ‘진실 속에 살기(Living in Truth)’라는 윤리적 실천을 통해 전체주의에 맞선 바츨라프 하벨의 사유와 정신을 다시 조명하는 대화의 자리다. 경희대학교는 2015년,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추서하며, 그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는 원탁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토마시 세들라체크 하벨도서관 관장, 마틴 리터 체코 고등학술원 철학연구소 부소장, 박영신 전 경희학원 고황석좌, 신진숙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부원장이 ‘시민적 가치와 참여, 하벨 정신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이들은 하벨과 함께, 진실과 양심, 책임과 희망이라는 시민적 가치가 어떻게 다시 우리 삶의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를 탐색할 예정이다.

라운드테이블은 지구 행성 공동체에 관한 무한 연결과 공동 책임 의식 아래 새로운 지구적 연대를 구상하는 첫걸음이다. 경희학원은 이번 논의를 토대로 연말 발표 예정인 미래세대를 향한 공개 서한(Open Letter)의 방향을 구체화하고, 국제적 실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라운드테이블 주제는 ‘돌파 혹은 붕괴: 행성 의식과 미래 정치의 향배’다. 폴 쉬리바스티바 로마클럽 공동회장, 앨리스테어 페르니 디 엘더스 CEO, 조르지 스자보 전 라즐로 연구소 소장, 토마시 세들라체크 하벨도서관 관장, 요코이 아츠푸미 오카야마대학교 부총장, 마허 나세르 유엔 사무차장보, 천 즈민 푸단대학교 부총장 등이 패널로 참여한다.


콜로키엄은 ‘지구화(Globalization)’와 구별되는 ‘행성 사회(Planetary Society)’의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성 사회는 인류가 하나의 행성에 함께 거주하는 공동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행성적 책임’과 ‘행성 시민권’의 새로운 개념을 구상하는 사회다. 종교·과학·시민사회·지속 가능 발전 분야의 전문가와 청년세대가 머리를 맞대고, ‘기후 정의, 세대 간 정의: 행성 시민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 아래 새로운 시민성,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사회를 향한 실질적 담론을 이어간다. 패널로는 서재영 성철사상연구원장, 이우균 한국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회장, 이명현 과학 책방 갈다 대표, 신충식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부원장, 학생 대표 등이 함께한다.


제44회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 및 국제회의 / 9월 19일(금) 평화의 전당


시민사회·학생 기념행사 / 9월 20일(토) 서울캠퍼스 오비스홀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커뮤니케이션센터DB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