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문화연구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초청 강연 진행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범죄 소설 작가, 다수의 작품이 영상화되며 세계적인 사랑 받아
한국의 젊은이들을 만나 작품 세계에 관해 이야기 나누기 위해 방문
지난 9월 20일(화) 비교문화연구소와 스페인어학과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Claudia Piñeiro)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이번 강연에는 비교문화연구소, 외국어대학 재학생 및 교원 60여 명을 비롯해 주한아르헨티나 대사, 한국문학번역원이 참석했다.
범죄 소설의 형식으로 현실의 정치, 종교, 젠더 문제 짚어내며 비평적 찬사 받아
클라우디아 피녜이로는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범죄 소설 작가로, 범죄 소설 형식을 통해 현실의 정치, 종교, 젠더 문제를 짚어내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대표작 ‘엘레나는 알고 있다’는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다수의 작품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됐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는 한국번역문학원이 개최하는 ‘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을 계기로 방한했고, 한국의 젊은이들을 만나 작품 세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독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비교문화연구소를 찾았다.
외국어대학 211호에서 진행된 행사는 스페인어학과 학부 및 대학원생의 작가 및 작품 소개, 피녜이로의 강연, 질의응답 순으로 이어졌다. 박시영, 박채린, 이송민, 이호영 학생은 국내에 번역된 ‘엘레나는 알고 있다’와 ‘신을 죽인 여자들’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특히 작품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나누며 클라우디아 피녜이로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보수적 가톨릭 사회와 여성 인권, 낙태, 침묵과 기억이라는 주제가 한국 독자들에게 어떻게 이해되는지 작가에게 알렸다.
범죄 소설의 형식으로 현실의 정치, 종교, 젠더 문제 짚어내며 비평적 찬사 받아
피녜이로는 자전적 에세이 ‘침묵을 쓰다’를 낭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통제할 수 없는 말에 대한 공포를 지녔던 자신에게 글쓰기는 침묵에 저항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었다”라며 “말할 수 없었고,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야기하기 위해 글을 쓴다”라고 글을 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피녜이로는 “범죄 소설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지만, 범인이 아닌 침묵하는 사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범죄 소설과 다르다”며 강조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피녜이로는 라틴아메리카 여성 문학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피녜이로는 최근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여성 작가가 주목받고 있으나, 라틴아메리카 여성 문학은 여전히 지역적, 젠더적 위계에 의해 세계 문학계의 주변부에 있다는 점에서 마이너 문학이며, 소수자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소수자 문학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과 연대로 덕분에 최근 라틴아메리카 여성 작가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연을 준비한 박정원 소장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의 강연으로 지구 반대편의 아르헨티나의 종교, 윤리 및 사회적 문제를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작에서 꼬집은 노년과 돌봄의 문제는 고령화 사회에 직면한 한국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문화연구소와 스페인어학과는 ‘세계 문화의 가로지르기와 대안적 공동체 모색’이라는 목표 아래 국내외 학술대회 개최, 해외 석학 초청 강연, 세미나 등 다양한 인문학적 교류의 장을 기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경을 넘어선 학문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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