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시대 대학 역할 재정의, 혁신 위해 공명(共鳴) 필요

2025~2021 전환시대 대학 역할 재정의, 혁신 위해 공명(共鳴) 필요

작성일 2024-04-24

 

취임 소감과 향후 계획을 밝히는 김진상 총장의 모습에서 그가 갖는 책임감이 전해졌다. 김 총장은 대학이 전환교육 시대에 시대적 난제 해결의 최전선에 나서야 하는 당위성과 도전과제에 관한 해결 방안을 담담한 어조로 설명했다.

김진상 경희대학교 17대 총장 인터뷰
연구와 교육 탁월성 지원하는 행정 전문성 강화
교육, 학생 성장의 가치사슬 중심으로 단계별 혁신


지난 3월 27일(수) 평화의 전당 로비에서 김진상 경희대학교 17대 총장의 임명식이 개최됐다. 현장에는 조인원 경희학원 이사장과 법인 임원진, 각급 기관장과 보직자, 구성원 대표 등이 참석했고, 현장에 참여하지 않은 구성원과 경희국제재단 이사진이 웹캐스트로 현장을 지켜봤다. 이 자리는 2월 14일(수) 임기 시작 후 업무 계획을 수립한 김 총장이 구성원 앞에서 그 포부를 밝힌 자리기도 했다. 김 총장은 임명식 이후 이어진 법인 주관 고황연찬회를 통해 교무위원들을 만나 경희와 고등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예찰하고, 임기 내 도전과제를 공표했다. 김 총장을 만나 총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한 소감과 대학 운영 기조 등을 들었다. <편집자 주>

취임 소감과 향후 계획을 밝히는 김 총장의 모습에서 그가 갖는 큰 책임감이 전해졌다. 그는 차분하고, 명확한 어조로 전환시대 고등교육 기관으로서 경희가 시대적 난제 해결의 최전선에 나서야 하는 당위성과 대학이 마주한 도전과제에 관한 해결 방안을 설명했다. 그간의 고심이 담긴 해결책들에는 전자공학 학자로서의 배경과 행정가로서의 경험이 묻어났다. 김 총장은 향후 다양한 방식을 통해 구성원에게 대학 운영 기조를 설명할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대학주보와 영어 신문사, 대학의 소리 방송국(V.O.U)을 만났고, 향후 교수와 직원, 학생 등을 만날 계획이다.

전일적 관점으로 시대와 대학 조망하며 업무 계획 수립
Q. 2월 14일(수) 임기 시작 후 2달여의 시간이 지났다. 경희대학교 17대 총장으로 취임한 소감을 듣고 싶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동안 대학 발전을 견인할 방안을 고민했는데, 모든 일은 혼자서 할 수 없다는 평범한 결론에 도달했다. 구성원의 도움이 절실하다. 경희가 가진 전통을 통해 학생, 교수, 직원의 참여를 이끌고자 한다. 2014년부터 10년 정도 교무위원으로 일했다. 입학처장부터 학생처장-취업진로지원처장, 대학원장, 중앙도서관장 등을 맡았다. 단위 부서의 장으로 일할 때는 부서의 현안과 미래가 주된 관심사였다. 총장으로서 전일적(Holistic) 관점에서 대학을 조망하려 노력하고 있다. 단위 부서의 성취가 경희 전체의 성과 창출에 긍정적인지 판단해야 한다. 시선이 바뀐 점이 가장 큰 변화다.

1월 8일(월) 총장 선임 이후에 대학 운영에 관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세워야 했다. 임명식이 개최됐던 3월 말까지 2달여 시간 동안 경희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했다. 교육과 연구, 재정, 인사, 거버넌스 등 대학과 관련된 모든 단위를 꼼꼼히 살폈다. 경영 기조를 추상적으로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4년간의 목표지만 경희의 전통을 잇고, 경희가 전환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 계획 구상에 몰두했다.

Q. 신임 총장으로서 그리는 미래가 궁금하다. 총장 취임사에서 “경희만의 고유한 대학 시스템을 안착시키고 혁신적 성장을 도모해 세계 명문 대학으로 웅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기 전체를 아우르는 목표일 것이다. 계획을 중심으로 목표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린다.
‘경희만의 고유한 시스템’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 구성원이 인식하고 있는 창학 정신과 같은 경희의 가치다. 정책의 기획과 수행 단계에 그 가치를 접목해야 한다. 경희만의 시스템은 도구이고, 혁신적 성장이나 세계 명문 대학으로의 웅비는 목표다. 목표는 경희의 역사적 사명과 시대적 사명에 대해 인식하는 일이 시작이다. 총장에게 주어진 사명은 경희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대학은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그렇기에 연구와 교육을 혁신할 제도를 추진하는 일이 사명이다.

시대적 사명은 전환시대가 대학에 준 과제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의 발전이 우리 인간의 삶을 바꾸고 있다. 직업도 바뀐다. 직업의 반이 사라진다는 예측이 있을 정도다. 인류는 경쟁적으로 국가를 운영하며 지구를 보살피지 않았고, 전례 없는 속도로 지구를 훼손했다. 기후위기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빈부격차와 양극화도 문제다. 이런 시대적 난제 속에서 대학이 어떻게 해야 할지 대학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대학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학은 고고한 상아탑(象牙塔)에서 벗어나 사회와 세계의 다양한 주체와 소통하고, 이들이 품은 문제의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학술의 탁월성을 바탕으로 해결 방안을 먼저 제공하는 역할이다. 연구와 교육의 지향점을 여기에 둬야 한다. 시대적 난제는 고도화, 복합적 문제다. 학계에서도 단일 국가나 학문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교육과 연구가 다국가·다기관·다학제 등으로 이뤄져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춰 대학도 빠르게 변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이 돼야 한다.

전환시대의 교육, 전공 적합도 높일 방식 필요
Q. 고등교육 기관으로서 대학은 시대의 교육을 선도해야 한다. 교육 분야도 변화하는 지식에 발맞춰 혁신 요구가 끊이질 않는다. 전환 시대의 교육에 대한 복안이 궁금하다.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전환시대의 각 주체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 간의 소통을 위해 학생이 본인 분야의 전문가여야 한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 대학 내에서 전공 적합성을 높여야 한다. 지금의 교육 방식에서는 전공 탐색 기간이 너무 짧다. 학생이 대학에 입학해 전공을 배우면서 본인과 잘 맞는지 알게 된다. 이런 과정을 줄이기 위해 나온 대학 입학 전형이 수시모집인데, 사회나 부모의 요구 등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크다. 정시모집의 경우는 점수에 맞춰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대학에 입학해 전공을 탐색할 기간을 주면 좋겠다. 정부도 유사한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보통 1학년을 그 기간으로 이야기하는데, 좀 더 긴 시간을 주고 싶다. 앞으로 계열 구분 없이 통합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한다. 인문·사회·자연·공학을 모두 공부한 학생이다. 이런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해 전공별로 모듈 과목을 듣고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1학년은 교양교육을 받으면서 여러 모듈 과목을 듣는 식이다. 모듈 과목 이후에 전공을 선택하고 심화해서 학습할 시간을 갖는다면 교육의 의미를 더 살릴 수 있겠다.

전공 사이의 벽이 낮은 학문 분야는 복수전공과 다전공을 필수로 하는 체계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계단식 접근이 필요한 학문 분야도 있다. 이런 전공 분야는 다전공보다 하나를 선택해 유관 전공을 학습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학부 이상의 교육을 원하는 학생은 대학원으로 진학해야 한다. 학부 3, 4학년 정도부터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학문에 관한 호기심과 높은 수준의 사회공헌을 위한다면 대학원 진학은 당연한 진로기도 하다.

인문학의 위기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다. 하지만 개인적 생각은 다르다. 인문학은 시원(始原)을 찾는 학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사회는 무엇인가’ 등 다양한 근원적 질문을 하는 학문이다. 이공계 학문은 정답이 있는 학문이다. 기획과 실천, 검증 등이 핵심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마주한 미래는 복잡하고 정해진 답이 없다. 인문학적 지식과 이공계 학문의 융합이 필요하다. 경희대가 후마니타스칼리지를 통해 교양교육과 인문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이유라 생각한다.


김진상 총장은 대학을 둘러싼 문제의 해결책을 연구와 교육의 탁월성에서 찾았다. 김 총장은 “교육 성과는 취업률이 대표적 수치지만, 궁긍적으로 경희대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에 대한 소망이 담겼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교육 전 과정 돌아보며 새로운 지식 반영해야
Q. 교육의 성과는 연구에서도 나타나겠지만, 사회진출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의 성과 창출에 관한 복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교육 성과는 관심을 가져온 분야다. 대학원장과 취업진로지원처장을 맡으면서 국내 대학의 성과들을 살핀 경험도 있다. 교육 성과는 취업률이 대표적 수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수치에는 경희대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에 대한 소망이 담겼다고 생각한다. 학생의 성취를 위해 고등교육 기관의 책무인 교육과 연구로 문제를 풀어내려고 한다. 학부 4학년 정도가 되면 취업을 위한 학술적 준비가 완료될 수 있도록 성장시키고 싶다.

먼저 교육 분야에서 교원은 교육의 방식과 내용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두고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 대학 전반적으로 연구를 중심으로 그 지식이 교육에 전달되도록 변화시키고 싶다. 학생이 들어오면 교과과정에 최신 지식이 업데이트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 대학은 교육과정을 4년 주기로 개편하는데, 지식의 업데이트는 수시로 이뤄져야 한다. 교육 방식에는 토론이나 PBL(Project Based Learning)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 지식이 어디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려줘야 한다. 교육의 결과로 바로 취업하는 시대가 지났다. 지식이 계속 창출되기에 강의실에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며 기존에 없던 교육을 구현해야 한다.

교육환경도 바뀌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인데, 교육 소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학생과 공유하는 것이 미래형 교육환경이라 생각한다. 온라인 강의도 대부분 강의에서 필요하다. 반복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은 온라인 강의가 효율적이다. 팬데믹은 대학에서의 온라인 교육을 10년이나 20년 정도 앞당겼다. 학생들에게는 이미 기본이다.

스마트캠퍼스를 비롯한 디지털 전환도 해결할 과제다. 지금 기획 중인 1단계 이후에는 인포시스템을 지능화하는 단계를 기획해 보려고 한다. 대학기관연구(Institutional Research)인데, 대학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고 이를 정책에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학사 관련 데이터를 예로 들면 입학, 학습, 졸업, 취업 과정의 산출물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분석하면 학생의 역량도 분석할 수 있다.

대학원 진학은 또 다르게 접근할 주제다. 학생 개인의 성취감도 중요하고, 자신감과 학문적 호기심을 키우도록 교육해야 한다. 큰 틀에서 교육과정 혁신도 당연한 과제고, 현황 분석도 필요하다. 이공계를 예로 들면 교수님들이 다수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연구 인력이 부족하다. 입학을 원하는 학부생 수가 입학 정원보다 많아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작은 사례들도 모아서 정책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학부 연구생 제도는 대학원 진학 활성화에 긍정적이다. 학부 연구생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데, 학부 3, 4학년 정도면 연구에 충분히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이 경험이 향후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 실험과 실천의 공간인 혁신 리빙랩으로 재탄생해야
Q. 지속된 등록금 동결이 대학의 성장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지속 가능한 교육을 위해서는 재정의 확충과 수익의 다변화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결 방안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등록금 동결과 관련된 문제들은 우리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 대학들이 모두 공유하고 있는 고민거리 중 하나다. 등록금 의존율을 낮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고등교육 기관의 특징을 살려 지금의 난맥을 돌파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회인에 대한 재교육 기관의 역할을 하면 성과가 생길 것 같다. 지식의 반감기가 단축되면서 재직자들의 재교육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생 시기의 전공 지식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업에서 앞서나가기 어렵다. 그 지식의 틈을 메꾸는 역할이다. 대학은 지식 창출의 보고다. 대학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연구를 통해서도 재정 다변화가 가능하다. 교수가 대학원생과 논문을 쓰고 교육하는 일은 전형적인 학자의 연구 방식이다. 지금 시대에는 세계화와 함께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과의 협업할 수 있다. 연구 성과로 혜택을 받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기업 등이 이해 당사자다. 이를 통한 기술 이전이나 기부 등의 다양한 방식이 있겠다. 연구의 다변화를 위해서도 긍정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재정의 확충을 위해 앞서 언급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도 있고, 한편에는 지금의 소비를 줄이는 방식도 있다. SDGs와 ESG와 같은 전환시대의 가치와도 궤를 같이하는 방식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필요한 만큼의 자원만 활용하고, 페이퍼리스 행정도 실천할 수 있는 방식이다.

재정을 투자할 부분에는 수익을 통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특히 교육과 연구는 필수적인 투자 분야다. 대학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투자하며 대학의 핵심인 교육과 연구의 성과가 도출되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기부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하고 싶다.

Q. 우주용 시스템반도체 연구를 선도적으로 추진했다. 전환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할 시점에 있는 구성원에게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부탁한다.
대학이 혁신 리빙랩이 돼야 한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교육이 변해야 한다. 기존에 우리 대학에는 없었지만, 다른 대학이 잘하고 있는 부분을 배우고 더 나은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그대로 따라가면 안 된다. 구성원이 모든 사고방식을 창조적으로 바꿔야 하는 과정이다. 세상에 없는 경희만의 교육과정을 도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교육, 제도, 우리 구성원의 성장 가이드라인 등을 모두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리빙랩은 실험을 하는 공간이다. 목표 설정과 실행이 현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리빙랩이다. 모든 대학의 경영 요소를 이러한 틀에서 바라보려 한다.


김진상 총장은 ‘융합형 인재는 대학 교육과 연구의 결과’라며 대학 보직자의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강조했다.

행정 분야에 기업가 정신 정착, 교육과 연구의 탁월성 확보할 것
Q.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미래지향의 전문행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입학처장, 학생지원처장·취업진로지원처장(현 미래혁신원장), 일반대학원장, 중앙도서관장 등을 역임하며 행정 경험을 두루 쌓았는데, 전문행정 구현을 위한 구상이 궁금하다.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융합형 인재는 대학이 수행하는 교육과 연구의 결과다. 교육과 연구의 혁신이 이를 견인할 것이고, 행정은 이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야 한다. 변화의 속도는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도 빠르다. 제도도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과거의 관료적 제도가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조직이 돼야 한다. 혁신에 앞장설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가진 분들을 교무위원으로 모시고, 관료적이지 않은 조직을 만들려 한다.

대학이 구성원 모두가 성장하는 공간이길 바란다. 교육의 혁신은 학생 성장의 가치사슬에 집중해 진행할 계획이다. ‘입학’, ‘교과과정’, ‘교육방법’, ‘교육환경’, ‘교육평가’, ‘사회진출’이라는 한 사이클은 모두 연결돼 있다. 각각의 혁신이 교육 전체를 혁신시킬 것이다.

교수의 성장은 신임 교수의 선발부터 시작한다. 경희 가치에 맞는지 평가할 것이다. 학문과 평화의 실현은 국제화 역량이 필요한 목표다.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여야 한다. 산학협력 가능성도 살필 것이다. One Lab, One Crc 프로그램처럼 교수님들이 모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을 열어야 한다.

행정 부서의 직원들이 본인의 특성에 적합한 부서에서 오래 일하며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 직원은 학생과 교수를 제일 앞에서 만나는 구성원이다. 그들의 전문성이 경희 행정 전문성의 표상이다. 거버넌스의 혁신과 함께 소통을 통해 직원의 성장을 유도하겠다. 학생과 교수만이 아니라 그들의 성장도 중요하다.

구성원의 역량과 함께 혁신적 아이디어를 찾는 일도 필요하다. 컴퓨터 CPU와 비교해 설명하면 현재 8코어까지 가능하다. 병렬처리인데, 쉽게 말하면 8개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행정의 용어로 바꾸면 공동참여나 공동 설계(Co-design) 정도의 표현이 가능하겠다. 정책의 기획 초기부터 해당 정책의 이해 당사자를 참여시키면, 구성원 간의 소통이 늘고 정책 실패의 위험성이 줄어들 것이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고, 공감하고, 공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

Q. 대학의 운영에서 고려해야 할 정책적 지향점들을 설명해 주셨다. 시대 전환기 속에 대학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전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는 구성원과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해 보인다. 취임사에서 ‘공명(共鳴)’을 이야기한 이유로 보인다. 공명을 이루기 위한 소통 계획도 궁금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창의력(Creativity), 협업 능력(Collabor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에 더해 의사소통 능력(Communication)이 있다. 일반적 상황에도, 혁신 전략 추진에도 소통이 필요하다. 우리가 풀어야 하는 문제가 복잡하기에 소통은 정확한 의미와 목적을 가져야 한다.

정책의 수립을 총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해 생각하고 있다. 총장의 기획 단계, 부총장단의 디자인 단계, 단과대학과 본부의 실행 단계다. 총장은 지금 밝힌 내용들과 같이 대학이 추구한 전반적 정책 기조를 잡아야 한다. 시대를 읽어야 하는 일이다. 다음 단계에서 부총장단은 그 아이디어를 디자인해야 한다. 부총장 소관 업무 분야별로 구체적 목표치와 정책 실현 방안을 정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단과대학과 부서들이 정책을 실천해 구성원이 정책을 접하게 된다. 이런 모든 과정에 소통이 필요하다.

효과적 정책 수행을 위해 수직적·수평적 소통이 모두 유효하다. 총장과 부총장, 부서 등 행정 조직의 상하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정책 실행을 위해 수직적 소통이 효율적이다. 구성원 간의 소통에서는 수평적 소통이 좋다. 구성원이 느끼는 불편을 대학에 편하게 이야기하고, 대학은 이를 듣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공명은 이런 과정에서 생긴다. 총장으로서의 소통 대상은 학생, 교수, 직원 모두다. 가능하다면 주기적으로 소통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소통의 과정에서 정책의 피드백을 받고 그것이 정책의 실행으로 환류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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