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통신 상용화 위한 한계, 경희대가 넘는다”

2025~2021 “양자 통신 상용화 위한 한계, 경희대가 넘는다”

작성일 2024-08-05
물리학과 손석균 교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구연구재단이 올해 처음 시행하는 ‘한계도전 R&D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손 교수 연구팀은 소재 분야의 ‘양자 통신용 단일 광자를 상온에서 생성하는 기술’ 주제에 ‘상온 동작 확정적 단일 광자 발생기: 표면탄성파 기반 전자-광자 변환 기술 연구’를 기획해 선정됐다. 사업 선정으로 연구팀은 총 4년간 약 20억 원을 받는다.


물리학과 손석균 교수,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선정
‘양자 통신용 단일 광자 상온 생성 기술’ 연구 수행


양자 통신은 양자 물리학의 원리를 이용한 통신 기술이다. 빛의 입자인 광자나 전자 같은 양자 입자의 상태를 이용하고, 양자의 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갖는다. 큐비트(Qubit)를 이용해 속도가 빠르고 병렬 처리도 가능해 복잡한 계산도 할 수 있다. 또한 두 양자 입자가 얽혀 있을 때 하나의 입자 상태를 측정하면 다른 입자의 상태도 즉시 결정된다. 이를 ‘양자 얽힘(quantum entanglment)’이라고 한다. 양자 얽힘은 거리가 멀어도 유지된다. 양자 통신의 가장 큰 장점은 보안성인데, 이것도 양자 얽힘에 의한 효과다. 정보 탈취를 시도하면 양자 상태가 변해 이를 즉시 탐지할 수 있다. 속도와 보완성이 중요한 국방, 금융, 의료 분야의 활용을 기대하는 이유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를 공고했다. 처음 시작된 사업인데, 과학적 도전을 응원하는 과제다. 이 과제의 소재 분야 ‘양자 통신용 단일 광자를 상온에서 생성하는 기술’이란 주제는 양자 통신의 한계점 극복을 목표로 한다. 현재 양자 통신을 위해 사용하는 단일 광자 발생기는 극저온에서만 동작하는데, 이를 극복해 실용화를 앞당기려는 시도다. 물리학과 손석균 교수가 이 주제에 ‘상온 동작 확정적 단일 광자 발생기: 표면탄성파 기반 전자-광자 변환 기술 연구’를 기획해 선정됐다. 사업 선정으로 연구팀은 총 4년간 약 20억 원을 받는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연구자들은 양자를 ‘게임 체인저’라고 부른다. 양자 기술이 가져올 격변을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손석균 교수는 “양자 컴퓨터와 양자 통신을 아우르는 이종 결합 연구를 통해 현재 기술의 한계점을 극복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게임 체인저’인 양자, 양자 컴퓨터와 양자 통신 아우르는 이종 결합 연구 수행”
지난 7월 18일(목) 서울에서 개최된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킥오프’ 행사를 통해 과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처음 시작된 과제의 취지와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선정 연구자들의 네트워크 장을 마련해 과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행사였다. 도전적 연구와 개방형 기획, 책임 PM의 독립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체계 등이 이번 과제의 특성이다. 소재, 기후·에너지, 바이오 헬스 등 3개 분야에서 12개 팀을 선정했고, 손 교수는 소재 분야의 책임 PM이 주도하는 ‘양자’ 과제에 선정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소재 분야가 직면한 과학기술적 한계점과 극복 연구의 필요성, 기대효과 등을 발표했다.

손 교수는 최근 양자 기술 연구와 관련된 각국의 반응과 이번 과제 참여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양자 기술을 ‘게임 체인저’라고 부른다”라며 양자 기술이 가져올 기술적 변혁의 거대함을 언급했다. 그는 “양자 기술에 국운을 걸었다고 느껴지는 국가들도 있다. 한국은 오히려 그 시작이 늦은 국가다. 이번 과제가 본격적으로 양자를 다루는 과제의 시작점이다”라며 “그동안 연구해 온 분야와 유사한 과제라 도전하게 됐다. 실패를 넘어 한계를 돌파하는 사업의 취지에도 깊이 공감했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도전적이고 혁신적 방법론을 통해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고성능 단일 광자 발생기 개발에 주력한다. 손 교수는 “연구를 통해 상온 동작 확정적 단일 광자 발생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단일 광자 발생 소자를 제작해 그 성능을 확보하려 한다”라고 연구 목표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고성능 단일 광자 기술 발생기(Single Photon Emitter, SPE)’를 개발한다. 기술적으로는 △상온 동작 확정적 단일 광자 메커니즘 구축 △단일 광자 발생소자 제작과 성능 확보 △상온 동작 메커니즘 확보 등을 단계별로 추진한다.

이번 과제는 양자 컴퓨터와 양자 통신 연구를 아우른다. 손 교수는 “양자 연구는 개별 분야가 모두 기술적, 이론적으로 어려워 각기 진행된다. 양자 컴퓨터, 양자 센서, 양자 통신 등이 모두 분리돼 있다. 연구를 기획하며 각 연구의 장점만 뽑을 방법을 고심했다. 이종 결합 같은 방식이다”라고 밝혔다. 단계별 연구가 진행된 이후에는 국내 통신 대기업과의 협업도 진행된다. 실제 통신 환경에서 SPE 시제품의 성능을 측정한다. 연구 결과의 실질적 적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단계다.


손석균 교수 연구팀은 △상온 동작 확정적 단일 광자 메커니즘 구축 △단일 광자 발생소자 제작과 성능 확보 △상온 동작 메커니즘 확보 등을 주제로 연구를 수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 ‘고성능 단일 광자 기술 발생기(Single Photon Emitter, SPE)’를 개발하고, 이를 SK텔레콤과 LG 전자 등 통신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상용화 가능성을 연구할 계획이다. 사진은 연구팀의 3대 핵심 아이디어

SK텔레콤, LG 전자 등 통신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연구 성과 상용화 가능성 탐구
통신 대기업과의 협업은 사업 선정 과정에서도 높이 평가받았다. 손 교수의 적극성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인데, 그는 연구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통신사와의 협업을 결정했다. 기업을 직접 찾아 본인의 연구 구상을 설명하고, 각 기업이 가진 기술적 애로사항과 수요를 확인했다. 최종적으로 SK텔레콤과 LG 전자가 손 교수의 연구 성과를 활용해 테스트를 시행한다.

손 교수는 연구 수행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을 모두 느끼고 있다. 그는 “4년 동안 정신 없이 연구해야 하는 계획을 세웠다. 아이디어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리스크 역시 큰 연구다”라며 “양자 분야의 태동기에 후속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겠다는 확신은 있다”라며 자신감을 비쳤다. 그는 “양자 기술에는 상용화에 대한 요구가 크다. 이번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최적화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는 대학원생의 성장도 손 교수의 큰 목표 중 하나다. 손 교수는 교수의 역할을 ‘성공의 경험을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2000년대 후반 양자에 입문했다. 관련 분야에서는 반도체 물리가 가장 인기 분야인데, 그 주변의 10명 중 9명도 반도체 물리를 전공했다. 당시 손 교수는 케임브리지대학교를 방문해 크리스 포드(Chris Ford) 교수와 만나고 양자로 본인의 전공을 선택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손 교수는 “크리스 포드 교수님은 양자 컴퓨터의 비전과 철학을 보여줬다. 대부분 교수님이 연구의 근사함과 화려함을 설명하거나 연구실의 업무를 설명하는 모습과 대비됐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의 한 분야가 양자 컴퓨터라는 확신을 가진 모습이었다”라고 밝혔다. 크리스 포드 교수는 이후 손 교수의 지도교수가 됐다.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는 분야별로 책임 PM을 두고 이들이 연구를 주도하는 구조다.

손 교수 “교수는 학생에게 성공 경험 제공해야, 과제 노하우 이들 통해 사회에 구현되길”
크리스 포드 교수가 연구 분야의 미래와 연구 철학을 설명한 모습은 손 교수의 지침이 됐다. 그는 “이번 과제의 책임자로 ‘운영’을 잘해달라는 책임 PM의 요청이 있었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과제의 책임자로 과제를 잘 운영해야 한다. 연구진과 피드백을 주고받고,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외부 전문가의 모니터링 등 전 과정을 확인해야 한다”라며 “이 과제가 성공적으로 종료됐을 때 과제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이 누릴 과학 기술적 혜택을 상상하고 있다. 기획팀에서도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이 과제를 통해 습득한 노하우가 사회에서 구현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막중한 책임 속에서 도전을 시작한 손 교수는 함께 하는 대학원생들의 성장과 성공을 꿈꾸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정부출연 연구소나 교수 등으로 사회에 첫발을 디딜 때 방황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려 한다”라며 “과제의 대주제는 정해져 있으니, 소주제 구상에 대한 동기부여와 역량을 늘려 본인들이 나아가고 싶은 길을 개척하면 좋겠다”라고 연구팀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