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호‧이정태 교수 연구팀, 고속 충전 이차전지 개발 위한 혁신적 접근법 제시
김두호‧이정태 교수 연구팀, 고속 충전 이차전지 개발 위한 혁신적 접근법 제시
2024-12-06 연구/산학
황화리튬(Li2S) 전극 소재의 기계적 압축 통해 양극재 반응역학 가속화
전기차 및 전자기기용 고성능 배터리 상용화에 큰 기여 기대
기계공학과 김두호 교수와 식물·환경신소재공학과 이정태 교수 공동연구팀은 황화리튬(Li2S) 전극의 기계적 압축을 활용하여 이차전지의 충전 속도와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전기차(EV)와 휴대용 전자기기 등 고성능 전자제품에 적합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상변화 및 반응 속도를 촉진하고, 고속 충전 환경에서도 우수한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배터리 구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기계적 압축을 통한 전기화학적 성능 향상
리튬-황 배터리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두 배 이상 높아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분야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충·방전 과정에서 황이 리튬 설파이드(황화리튬)로 전환될 때 반응 속도가 느리고, 에너지 효율이 낮아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극 구조의 물리적 변화를 도입했다. 황화리튬(Li2S) 전극의 압축 환경이 배터리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황화리튬(Li2S) 전극을 다공성 탄소 구조의 좁은 기공에 물리적으로 가두어 기계적 압축 상태를 형성했다. 그 결과, 전극의 격자구조에 변형이 발생했다. 이러한 구조적 변형은 상변화 장벽을 낮추고 리튬 이온의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여 전극의 반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가속화된 반응 역학은 성능 향상으로 이어졌다. 연구팀은 다양한 실험과 분석을 바탕으로 이 새로운 설계 전략의 효과를 입증했다. X선 회절 분석(XRD)을 통해 압축 환경에서 전극의 격자구조가 미세하게 왜곡되었음을 확인했다. 이 미세한 구조 변화가 리튬 이온 이동 경로를 재구성하여 상변화 반응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임을 밝혀냈다. 또한, 임피던스 분광법(EIS) 실험에서는 압축된 전극의 이온 확산 계수가 기존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리튬 이온 경로의 최적화가 충·방전 과정에서 전극의 반응 속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
전기화학적 실험을 통해 충·방전 효율의 개선도 확인됐다. 압축 환경에서 황화리튬(Li2S) 전극은 충전 과정에 필요한 전압이 기존의 2.1V에서 1.9V로 낮아졌다. 이는 충전 시간이 단축되고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또한, 충·방전 후에도 전극의 안정성이 유지되어 배터리 용량이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에서 제시된 설계 원리는 리튬-황 배터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연구팀은 다양한 알칼리-칼로겐 화합물(alkali-chalcogenides) 기반 배터리 모델에서도 이 방법이 효과적임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는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의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열어주는 중요한 성과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기계적 압축을 통해 전기화학적 강성을 낮추는 방식으로 이차전지 전극 재료를 설계하면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설계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전기화학적 강성 개념을 도입하여 기존 전극 설계 방식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공한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성능 향상과 기계적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이차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성과로도 평가된다.
리튬-황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학제 간 노력
이번 성과는 리튬-황 배터리 설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제 간 지속적인 협력의 결과물이다. 김두호 교수와 이정태 교수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리튬-황 배터리 성능 개선 연구를 진행하여 높은 수준의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당시 연구에서는 황화리튬(Li2S)에 셀레늄과 텔루륨을 도핑하여 결합 강도를 약화시키고 상변화 과정의 유연성을 높여 충·방전 속도와 배터리 용량을 20% 이상 증가시킨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연구는 앞선 성과를 기반으로 한 후속 연구로, 리튬-황 배터리의 상용화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연구를 진행한 김두호 교수 역시 "경희대 구성원 간의 지속적인 학문적 교류를 통해 얻은 의미 있는 성과이자, 작년 연구의 후속 연구로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학문적 접근법이 융합되어 얻은 값진 결과”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예측을 활용한 계산과학적 접근을, 이 교수 연구팀은 고도 전기화학분석 및 X-RAY 기반 분광분석을 통해 심층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후속 연구를 통해 기술의 실용화를 더욱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이정태 교수는 "축적된 연구를 바탕으로 고성능 차세대 이차전지 실현을 위한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의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IF=18.5)에 11월 11일 게재되어,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글 정예솔 wg1129@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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