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박물관 특별전 ‘자연, 소망, 그림: 마지막 황새와 송학도’

중앙박물관 특별전 ‘자연, 소망, 그림: 마지막 황새와 송학도’

작성일 2024-09-30
중앙박물관이 2024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자연, 소망, 그림: 마지막 황새와 송학도’를 개최했다. 전시는 오는 11월 30일(토)까지 계속된다.


2024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 지원으로 올해 3번째 전시
오는 11월 30일까지 중앙도서관 4층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서 진행
중앙박물관, 자연사박물관 소장품 융합, 학생 참여 현대적 작품도 볼 수 있어


‘민화(民畵)’는 민족의 일상과 생활 풍습이 담긴 그림이다. 조선 후기 서민층에서 유행했는데, 옛사람들은 자연을 소재로 자신의 소망을 그렸다. 입신(立身)이나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동식물을 그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림을 그릴 때는 대상의 묘사를 넘어 실제와는 조금 다른 표현들이 눈에 띈다. 중앙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사)한국대학박물관협회의 ‘2024년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하는 ‘자연, 소망, 그림: 마지막 황새와 송학도’ 전시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지난 9월 10일(화) 개최된 개막식에는 김진상 총장 및 교무위원들과 경희대 총동문회 전영덕 회장, 한국대학박물관협회 임원진 등이 참석해 전시회 개최를 축하했다.

사회를 맡았던 김희찬 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회가 중앙박물관이 올해 개최한 세 번째 전시회다. 전시의 특징 중 하나는 중앙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의 역량을 융합한 점이다. 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민화 속에 등장하는 새 중 자연사박물관이 보유한 표본들을 찾았다. 이 둘을 비교하며 옛사람들이 자연의 모습을 어떻게 재현했고, 그들이 생각한 자연이 무엇이었는지 조명하려 했다”라며 전시를 소개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는 학생들의 작품도 포함됐다. 그들의 시각에서 민화를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옛 민화를 통해 새로움을 창조하는 창의성과 진취성이 엿보이는 시도”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1978년 사살된 마지막 황새 수컷의 표본도 전시된다. 사진 오른쪽에 있는 표본이 그것으로 경희대 자연사박물관이 보유 중이다.


1978년 사살된 마지막 황새 수컷 표본 전시
김진상 총장은 대학박물관이 구성원 사고 확장에 미치는 영향과 이번 전시가 담고 있는 ‘시각의 차이’라는 의미를 설명하며 축하 인사했다. 김 총장은 “박물관은 사고 확장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응용학문을 하는 학자로서 다양한 박물관을 방문하며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라며 “시각을 달리하면 새로운 것이 보인다. 총장으로 소통의 중요성을 체감하는데, 모든 구성원의 시각이 다르다. 이번 전시를 보면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는데, 다양한 시각은 소통의 기본이다”라고 말하며 전시를 준비한 관계자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한국대학박물관협회 김대식 이사(성균관대 박물관장)는 경희대 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전시물들의 탁월성을 언급하며 대학박물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희대 박물관이 1955년부터 쌓아온 역량이 오늘의 전시에 드러난 듯하다. 중앙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의 협업으로 전시를 구성한 점에 크게 감명받았다”라면서 “대학은 기초과학과 인문학, 박물관과 같은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기관이다. 꾸준히 전시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전시는 다양한 민화와 함께 새의 실제 모습을 함께 보며 옛사람들이 인식한 자연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다양한 민화와 새 함께 보며 시각의 차이 엿볼 수 있어
전시는 총 4부로 나뉜다. 제1부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다’는 생활 속 소재를 화폭에 담는 민화의 양상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당대 자연과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다. 제2부 ‘소망을 담아 그리다’는 민화에 내포한 의미에 집중한다. ‘송학도(松鶴圖)’를 통해 자연을 통해 소망을 투영한 방식을 볼 수 있다. 민화에는 부귀영화(富貴榮華, 부와 높은 지위), 수복강녕(壽福康寧, 장수와 복, 건강함), 공명출세(功名出世, 이름을 알리고 높은 지위), 부부화목(夫婦和睦, 존중하고 각자 도리를 다하는 부부관계) 등의 길상과 악함을 물리치는 벽사와 같은 의미가 담겼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그린 자연이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다는 점인데, 시각의 차이를 볼 수 있는 전시다.

제3부는 ‘그림 너머 자연을 보다’로 자연사박물관이 보유한 다양한 새의 표본을 볼 수 있다. 민화의 대표 소재인 학과 다양한 새를 전시한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텃새로 살다 1978년 사살된 마지막 황새 수컷의 표본도 전시된다. 이와 더불어 두루미, 재두루미, 중대백로, 왜가리 등을 볼 수 있다. 민화 속의 자연 모습을 보며 변화하는 자연과 비교할 수 있다. 제4부인 ‘자연, 소망, 그리고’는 학생들의 시각으로 민화를 재해석해 창작한 콘텐츠를 전시한 공간이다. 다양한 학과 학생들이 민화를 주제로 공동 작업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민화를 재해석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기도 하고, 예술·역사·AI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했다. 황윤정(문화관광콘텐츠학과)·나신희(사학과) 학생의 ‘호사(好事)팀’은 AI 기술을 활용해 정적인 민화에 움직임과 소리를 더했다.


학생들은 민화를 재해석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