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으로 잃어버린 자연을 되찾아 드립니다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재학생, 환경조경대전 대상 수상
댐 철거에 대한 정당성 제시, 잔해를 기념비적 요소로 재활용해 호평 받아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제2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환경조경디자인학과 21학번 송재영, 강현지, 박시연 학생은 ‘Dam Removal Effect’를 주제로 대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영주댐을 해체해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는 한편,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경관을 조성하고자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댐 철거 이후에 일어나는 환경 문제와 댐 잔해를 생태계 복원에 활용한다는 독창적 접근 방식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들은 “작품을 준비하며 대상지를 오랜 시간 깊게 관찰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환경 이슈에서 시작된 ‘Dam Removal Effect’
프로젝트의 시작은 우연히 본 환경 뉴스였다. 영주댐 건립 이후 발생한 녹조가 인근의 자연 생태계를 악화시키고 있었다. 송재영 학생은 “영주댐 건설 이전에는 1급수의 맑은 물과 다양한 생물 자연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지만, 건설 이후 마을 수몰과 녹조로 환경과 주민 모두 큰 변화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댐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철거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웠다. 강현지 학생은 “프로젝트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댐 철거를 위한 목적성을 사회에 인정받아야 했다”며 “댐 철거 후 생태 복원과 잔해물을 활용한 공원을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댐 철거 사례가 없었기에 해외 사례를 찾아가며 프로젝트를 완성시켜나갔다. 박시연 학생은 “구체화하는 과정에 미국과 일본의 댐 철거 사례를 공부했고, 이를 통해 댐 철거 후 드러난 잔해를 재활용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중간 크기의 잔해는 인공 여울 조성에 활용하고, 큰 잔해는 수몰된 마을이 복원됐을 때 마을 도로 포장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박시연 학생은 “잔해를 대상지의 다양한 공간에 흔적을 남기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강현지 학생은 “댐 철거 후 자연이 되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과거의 상징성과 현재의 목적성이 공존하는 새로운 경관을 창출하고자 했다. 실제 심사에서도 잔해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념비적 요소로 활용해 경관을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조경의 심미성 넘어 현실적 요소까지 세밀히 반영해
생태계 복원이라는 목적에 맞게 댐 철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다각도로 고민했다. 상류와 하류 생태계에 최소한으로 영향을 미칠 방안을 고민했다. 송재영 학생은 “설계의 심미성을 넘어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토목 및 생태 관련 지식을 공부했다. 관련 논문도 읽고, 지도교수님의 도움을 받으며 토양 복원과 같은 현실적인 요소를 세밀하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준비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커리큘럼이 기반이 됐다. ‘대상지 분석 수업’을 통해 논리 전개 과정을 배웠고, ‘조경공학’, ‘단지계획 및 설계’ 등의 과목을 통해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법을 배웠다.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캡스톤디자인 수업에서는 주제 선정부터 결과물 산출까지 세세하게 도움을 받았다.
이들은 대회를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해 주제 선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현지 학생은 “많은 시간을 들여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 대상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를 오랜 시간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시연 학생은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보다, 주제를 정하고 거시적인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드는 시간이 더 길었다.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선 평소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다양하게 관심 가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프로젝트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송재영 학생은 “대상지의 문제를 해결하며 거시적인 시각으로 공간을 설계하는 일에 흥미를 느꼈다”며 조경 계획가로서 성장해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현지 학생은 “생태적 이슈를 과학적으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하고, 역할을 잃은 공간에 새로운 목적성을 부여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는 설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시연 학생은 “자연재해가 인간에게 미치는 악영향과 동시에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을 설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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