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파리 올림픽에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한 전훈영(스포츠지도13) 동문과 박태준(태권도23) 재학생이 양궁과 태권도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한민국과 경희인의 위상을 전세계에 드높였다.
▲ 전훈영 동문(스포츠지도13) / 사진 = 연합뉴스
전훈영 동문은 경희대학교 스포츠 지도학과 13학번으로, 올림픽 여자 양궁 부문에서 윤미진(스포츠지도 02학번,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여자 개인전 & 여자 단체전 금메달 2관왕,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 단체전 금메달) 동문 그리고 강채영(스포츠지도 15학번, 2021년 도쿄 올림픽 여자 단체전 금메달) 동문에 이어 세 번째로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전훈영 동문은 2014년 세계대학양궁선수권대회 2관왕 이후, 국제 대회 수상 이력이 없었으나 칠전팔기(七顚八起)하여 2024년 만 서른 살의 나이에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었고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 출전, 대표팀의 승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로써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금빛 행진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여기,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바로 대표팀 '맏언니' 전훈영 동문의 숨은 공로가 있었음이다. 다수의 언론에서 전훈영 동문의 미담을 보도하였으며, 이에 따라 慶熙人의 위상이 한껏 드높아졌다.
양궁은 70m 거리에 있는 지름 12.2cm짜리 표적을 맞혀야 하는 종목이다. 궤도가 조금만 엇나가도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므로 선수 컨디션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말인즉슨, 정신적 멘탈이 중요한 종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대표팀 3명의 선수 중 1명은 다른 숙소를 사용해야만 했다. 숙소가 2인 1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들 고심에 빠져 있을 무렵, 전훈영 동문이 다른 숙소를 사용하겠다고 자진했다. 대표팀의 맏언니로서 후배들을 배려한 것이다. 코치진이 "다른 종목 선수와 열흘 넘게 있어야 하는데 괜찮냐"라고 묻자 전훈영 동문은 “동생들이 편하게 지내면 나도 좋다”라고 쿨하게 답했다.
단체전 경기에서도 전훈영 동문은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양궁 단체전은 선수 3명이 120초 안에 각 2발씩 총 6발을 쏘아야 한다. 주어진 시간을 선수 3명이 함께 공유하므로 첫 주자가 활을 빨리 쏘면 다음 선수는 그만큼의 시간적 여유를 갖는다. 그래서 1번 주자는 다른 주자들보다 부담이 큰 편이다. 그런데 그 역할을 전훈영 동문이 도맡아 했다.
그러면서도 전훈영 동문은 자신보다 후배들을 먼저 생각해 농담을 던지며 긴장을 풀어주려 했다. 실제로 대회 기간 내내 후배 선수들을 이끌며 타의 모범이 되는 리더쉽을 보여준 정훈영 동문에게 정의선 양궁 협회 회장이 직접 찾아가 감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각종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慶熙人으로서, 또 대한민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맏언니로서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자랑스러운 慶熙人 전훈영 동문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전훈영 동문에 이어 금메달을 목에 건 자랑스러운 慶熙人은 박태준 학생이다. 박태준 학생은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23학번으로 재학 중 올림픽에 출전한 청경우독(晴耕雨讀) 하는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다.
박태준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고교 1학년 때부터는 전국 대회를 휩쓸며 일찍이 두각을 드러낸 소위 '샛별'이었다. 그러나 자만하지 않고 롤모델 '이대훈' 선수를 본받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으며, 그 결과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58kg급에서 대한민국 태권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할 수 있었다.
박태준 선수는 4강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여겨졌던 세계 랭킹 1위인 튀니지의 모하메드 할릴 젠두비를 만났으나 오히려 상대보다 공격적으로 나서 기세를 잡아 2 대 0 완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결승에서는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 선수를 만나 본인의 기량을 한껏 뽐냈고 마고메도프 선수가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파리 그랑팔레 경기장에서 태극기를 휘날렸다.
남자 태권도에서 16년 만에 얻은 금메달이라는 것도 뜻깊은 일이지만, 이 메달이 뜻깊은 데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박태준 선수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고통을 호소한 마고메도프 선수의 상태를 살폈다. 이후 열린 시상식에서는 입장부터 퇴장까지 그를 부축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올림픽 정신' 그리고 '경희 정신'을 보여주었다.
경기 이후 박태준 선수는 파리 포디움 꼭대기에서 애국가를 울리는 게 줄곧 본인의 목표였다면서 "지금까지 금메달을 위해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태준 선수는 결승 경기 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싶어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라는 노래를 들었다고 하였는데, 그 간절한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경희대학교 총동문회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로서 올림픽 정신에 따라 국가 위상을 드높인 자랑스러운 두 경희 동문과 지금까지 올림픽 & 아시안 게임에서 메달을 목에 걸며 慶熙를 빛낸 수많은 慶熙人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지난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스포츠계의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에서 '경희 체육인' 동문이 단 한 번도 없었음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재학생 후배로서 慶熙人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자랑스럽고 무한한 자긍심을 지닌다. <기사 작성: 미디어학과 23학번 학생 기자 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