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前)한국여성태권도연맹 김지숙 회장(태권도학과 85)
[강지원 변호사가 만난 건강피플] (前)한국여성태권도연맹 김지숙 회장2021년 9월호 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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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다이제스트 | 강지원 변호사】
인간은 움직이는 생물이므로 움직일 ‘동(動)’자를 쓰는 동물에 속한다. 식물과 달라서 온 사방을 온몸으로 움직이며 돌아다닌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 종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낮에 움직이고 밤에는 잔다. 그래서 인간은 낮에 움직일 때 잘 움직여야 하고, 밤에 잠을 잘 때 잘 자야 한다.
인간의 유전자는 태양 주기에 따라 활동한다. 이를 동양에서는 음양(陰陽)이 교차한다고 한다.
음양의 조화가 자연의 이치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인류는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않고 낮에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우선 밤의 잠이 왜곡되었다. 왜인가? 가장 큰 원인은 전깃불이다. 전기가 발명된 후 온 세상은 올빼미 천국이 되었다. 서산에 해가 지면 마땅히 자야 할 인간들이 대낮처럼 불을 밝히고 술을 마시고 놀고 TV를 본다.
그리고 또 해가 뜬 후의 움직임도 엄청 왜곡되었다. 왜인가? 역시 문명의 이기 때문이다. 전화, 컴퓨터, 인터넷, 줌 등의 통신과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의 이동 수단의 발달 등등이다.
옛날 같으면 마땅히 두 발로 걸어가 만나야 하고, 무거운 짐들도 일일이 등에 메고 끌고 다녀야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엄청 편리해졌지만 그만큼 움직임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상이 과연 정상일까? 문명은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론 인간의 자연 주기에 맞는 삶을 역행하게 하였다.
획기적으로 생체주기에 맞춰 해가 지면 일찍 휴식에 들어가 숙면의 질을 지키고, 해가 뜨면 일찍 일어나 신체활동과 운동을 적절하게 수행할 수는 없을까?
지나쳐서도 안 되고, 부족해서도 안 된다. 최적의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인류 건강의 최우선 과제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강지원의 생각 노트-
여성과 성인에게도 태권도 권하는 (前)한국여성태권도연맹 김지숙 회장
“지나치지 않은 적당한 운동량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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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_여성으로서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 생활을 하고, 여성 최초로 한국여성태권도연맹 회장을 역임한 후 지금은 국기원 이사로 활동하시는데, 처음 태권도에 입문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김지숙_네, 시골 초등학교 시절 학교와 자매결연을 한 백마부대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을 보고 매료되어 읍내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태권도장을 찾았습니다. 당시 여성이 태권도를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는데, 어머니께서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강지원_선수로서도 최고의 위치까지 오르고, 그 후 지도자 생활을 하셨지요?
김지숙_네, 고1 때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해 경희대 태권도학과에 전액 장학생으로 뽑혔고, 대학교 1학년부터 5년간 국가대표로 세계대회, 88올림픽대회, 아시아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하였습니다. 1989년 졸업 후 세계대회에 우승하면 연금이 나오는 대회가 있어 혼자의 힘으로 또 한 번 국가대표가 되어 세계대회 참가에 성공하였으나 국제대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던 기억은 아직도 참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 후 서울에서 태권도장을 개관하여 제자 양성에 전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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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_여성에게 태권도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시겠습니까?
김지숙 태권도를 배운다는 말을 ‘수련한다’고 표현하는데, 제가 사춘기에 만난 태권도는 흰 도복을 입으면 당당해지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게 했습니다. 수련은 신체 단련은 물론 헌신, 감사, 배려, 믿음 등 내적 단련을 포함합니다. 태권도의 겨루기, 품새 수련은 여성이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 더 나아가 사회, 국가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강지원_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들을 태권도장에 많이 보내지요?
김지숙_네, 태권도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체활동을 통해 체덕지(體德智)를 갖춘 전인적 인물로 성장하게 해줍니다. 신체 단련과 내적 단련이 함께 이루어질 뿐 아니라 어린이 대상 범죄가 많은 요즈음 자녀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강지원_일반 성인에게도 태권도를 권하시나요?
김지숙_그럼요. 성인의 경우 몸의 유연성이나 균형이 흐트러지고 비만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성인의 체력에 맞는 태권도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매일 수련을 권장하고 싶지만, 어렵다면 주 3회라도 수련할 것을 꼭 권장합니다. 인천에는 60세가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들 시범단도 있습니다. 다들 노인정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도장에서 동료들을 만나고 수련하고 땀 흘리며 시범단 활동을 하면서 활력을 찾고 건강해졌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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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_과거에는 선수들이 지나친 실적 경쟁과 과도한 훈련으로 건강이 훼손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요?
김지숙_네, 저도 과도한 훈련으로 관절 등에 손상을 입어 무릎 수술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80년대 선수로서 기술뿐만 아니라 강한 정신력 훈련도 많이 받았습니다. 새벽 5시면 일어나 새벽부터 강한 체력운동을 하고, 평상시에도 과도한 훈련을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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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_지금은 많이 개선되었나요?
김지숙_지금의 선수들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프로그램으로 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술 훈련뿐 아니라 영양 관리, 멘탈 관리를 해주는 전문지도자가 있어 선수들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훈련 및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벽 운동도 하지 않습니다. 아침 식사 전에는 가벼운 산책 정도로 몸을 풀며 훈련을 준비하니 요즘 선수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하하.
강지원_일반인에게도 지나치지 않은 적절한 운동을 권하시겠군요?
김지숙_네, 자신의 건강에 맞는 적당한 운동량을 권합니다. 하루 40분 정도, 땀이 날 정도를 권합니다. 개인 체력이 다르다 보니 40분을 했는데도 체력이 남는다면 40분 이상도 괜찮고, 40분 정도가 힘들다 싶으면 잠깐 쉬면서 하면 됩니다. 걷다가 힘이 들면 잠시 서거나, 앉아서 쉬거나, 스트레칭을 하다가 다시 40분을 채우는 것이지요. 이렇게 꾸준히 하면 40분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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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_중년 이상에게 특별히 권장하고 싶은 운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지숙_네, 중년이 될수록 특히 근력운동을 권장합니다. 꼭 헬스장에 가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첫째, 걷기운동으로, 보폭을 평소보다 10㎝만 크게 걸어도 하체 근력뿐 아니라 전신운동이 됩니다.
둘째, 계단 오르기로, 아파트에 올라갈 때 계단을 이용하고, 내려올 때는 관절에 무리가 되므로 이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운동해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입니다.
강지원 tonggogmoo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