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특별강좌
서청석-자유, 민주, 평화의 선구자
▲서청석(경제64, 전 경희대학교 대학원장, 전 한국무역학회 회장)
“고 조영식 총장님 서거 5주기를 추모하며”
새봄을 맞아 경희대 교정 내, 교시탑 앞 목련과 중앙도서관 숲길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하루아침에 아름다운 캠퍼스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긴 세월 모진 비바람과 험한 눈보라를 견뎌낸 꽃망울이 더욱 탐스럽다.
경희 숲은 때로는 산새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하지만 사제가 땀을 식히며 대화를 나누는 휴식처가 된다. 저 자리에 서 있는 벚꽃은 벚꽃대로, 목련은 목련대로 서로 어울려 생명이 넘치는 자연이 되고, 우리들은 그 안에서 서로를 어울리며 선후배의 정을 키워나간다.
이와 같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선후배의 정과 사제의 학문을 공들여 쌓아갈 수 있었던 것은 조영식 총장님의 헌신적인 노력과 미래를 투시해 보는 식견이 컸을 것이다. 그 분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경희의 아름다운 캠퍼스 조성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헤쳐가야 할 정신적 양식도 공급해 주셨다.
그 분이 일생 동안 자주 사용하신 용어를 저서와 강연 속에서 발췌하면 단연 인류를 위한 ‘자유’와 ‘민주’와 ‘평화’의 구현이었다.
먼저 지성인은 의무와 책임을 다함으로써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고, 책무 없는 자유는 방종이라고 강변한다.
또한 경희대의 교훈을 ‘학원의 민주화’, ‘사상의 민주화’, ‘생활의 민주화’로 규정하고, 이 나라가 남북의 이념 논쟁과 전쟁으로 방황하고 있을 때 민주적 제도만이 대한민국이 살 길임을 설파한다.
한편 인류는 전쟁 없는 세계평화를 구현해 나가야 함을 강조하며, 이 세상에서 전쟁에 의한 영원한 승자는 존재할 수 없으며 평화만이 영원한 개선의 길임을 강조한다.
최근 우리 나라는 북한의 핵개발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질서의 급변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시점에서 조영식 총장님이 평생 역설하신 인류를 위한 ‘자유’와 ‘민주’와 ‘평화’의 가르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역사의 산 교훈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기류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외세에 의해 분단된 국토의 안정을 위해서는 강대국의 협력도 필요하지만, 자력으로 통일하려는 힘 있는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의 한국이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안보적으로 평화롭고, 사회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자유, 민주, 평화를 수호하는 지도자가 선택되어야만 한다.
오직 바라기는 새롭게 선출되는 대통령은 진정 이 민족과 세계인류를 위해 자유와 민주와 평화를 추구해 가는 ‘지도자 중에 지도자’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