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바로미-‘바둑’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동문특별강좌 김바로미-‘바둑’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작성일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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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바로미(대학원)

바둑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우리에게 오게 된 것일까? 이 이야기는 중국 고대로부터 시작된다.
  삼황오제시절 성군 중의 성군인 요임금과 순임금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남모를 고민거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의 아들들인 단주와 상균이 매우 어리석었고, 우둔했으며, 포악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항상 아들들을 걱정한 임금은 세상에 있는 모든 학자들을 불러 재미있으면서, 공부도 할 수 있고, 성격까지 완만해 질 수 있는 학문을 만들기를 제안했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오늘날 바둑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현대인에게 바둑은 건전한 여가생활이면서, 재미있는 놀이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1950년대 전후로 우리나라에서는 바둑의 유희적인 특성이 비건전하게 이용되면서 ‘잡기’ 혹은 ‘도박’으로 오인되어 명맥을 붙이기에도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1980년대 후반 ‘바둑신동’ 이창호가 전세계대회석권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등장하게 되었고, 이러한 선전이 각종매스미디어에 보도되면서, 그의 세계기록행진은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되었다.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바둑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이 변화하게 되었고, 단순히 유희적, 사교적인 수단으로서의 바둑이 아닌  교육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인식들이 강해지게 되었다.

  바둑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조사를 보더라도(한국갤럽조사, 2008) ‘바둑이 자녀교육에 도움이 된다’(80% 이상), 그리고 ‘바둑을 배우면 집중력향상, 두뇌계발, 정서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응답들이 바둑에 대해 긍정적 인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바둑은 정말 중국 고대에서 창안되었던 의도와 현 국민들에게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교육적 도구로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걸까? 그리고 바둑을 두게 되면 정말 두뇌계발에 도움이 되는 걸까?
  이에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널리 회자되어 왔던 바둑의 효과성을 밝히고자하는 연구들이 시도되었고, 바둑과 아동의 정서지능∙인성과의 관계, 바둑을 둘 때의 뇌의 움직임, 성인과 아동의 지능의 변화 등과 같이 다양한 효과성 연구들이 발표되기 시작하였다.

  실제 바둑을 배운 만 5세 아동의 지능과 주의집중력, 문제해결력 및 만족지연능력(충동성 억제)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으며, ADHD의 아동이 바둑교육에 참여한 후 주의집중력이 향상되었다는 사례들. 서울대학교 정신건강 의학연구소에서 2010년과 2014년에 실시한 두 번의 실험에서도 바둑을 둔 집단과 두지 않은 집단의 전두엽(집중력, 작업기억, 수행조절능력 및 문제해결력 등 담당)과 측두엽(기억담당), 시상부위와 신경연결 과정을 측정해 본 결과 일반인에 비해 바둑을 둔 집단이 더 많이 발달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또 초등학생의 정서지능발달에 바둑교육이 준 긍정적인 효과와 바둑교육을 받은 아동들의 뇌 기능과 기력 향상에 뉴로피드백 훈련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들, 노인의 치매예방과 노화방지에 바둑이 주는 효과성 등과 같은 많은 연구에서도 바둑이 주는 교육적 효과성을 증명하였다.
  이렇듯 바둑은 놀이의 한 형태이지만 서로를 이기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시시때때 변화하는 국면에 대한 형세를 판단과 영토와 착수의 가치에 대한 크기 계산과정이 끊임없는 사고하게 하고, 자연스럽게 집중함으로써 교육적 부산물이 얻어지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바둑이 예로부터 오락이었고, 취미였으며, 놀이문화였지만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만들었졌다는 설과 같이 여러분 또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바둑을 권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혹은 함께 바둑을 즐김으로써 바둑의 장점을 체득한다면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여러분의 삶은 바둑으로 인해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