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스포츠에서 배우는 변화 대응법


동문특별강좌 김도균-스포츠에서 배우는 변화 대응법

작성일 2011-01-11
▲김도균(체육84, 모교 체육대학원 교수)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영웅 웨인 그레츠키는 아이스하키에서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전설적인 스타다. 그레츠키는 은퇴 이후 명예의 전당으로 직행했는데, 그때 기자들이 몰려와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그렇게 아이스하키를 잘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냐?” 그러자 그레츠키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늘 퍽이 어디로 갈지를 예측하고 그곳에 미리 가서 서 있었을 뿐이다.”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무시하기, 뒤따르기, 앞서가기 등 3가지가 있다. 그레츠키는 세 번째 방법을 터득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도 그레츠키처럼 군계일학(群鷄一鶴)이 될 수 있을까? 물론 될 수 있다. 다만 몇 가지 조건이 있다. 과거의 성공이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고,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며, 우월감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나고, 침묵하는 조직문화를 타파한다면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자기개발을 위한 남다른 노력과 연습, 자신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피겨 여제 김연아 선수를 예로 들어보자. 제대로 된 연습장 하나 갖추지 못하고, 이끌어줄 만한 지도자와 선배도 없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나올 수 있었던 비결은 꾸준한 연습 덕분이다.

실제로 ‘그녀가 지치기 전에 빙판이 먼저 지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녀는 연습에 최선을 다했다. 한 가지 기술이 안 되면 모든 것을 제쳐두고 반드시 그 기술을 완성해내고야마는 악바리 근성도 지니고 있었다.

덕분에 김연아 선수는 ‘점프의 정석’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물론 그것은 각고의 노력과 부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얻어낸 결실이었다. 지난 2005년 세계를 감동시켰던 실화 하나를 소개한다. 미국에서 있었던 이 감동 실화의 주인공은 아버지 릭과 아들 딕이다. 딕은 선천성 뇌성마비 환자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장애우였다.

아버지는 자신의 의사를 조금도 표현할 줄 몰랐던 아들과 대화하기 위해 컴퓨터를 가르쳤다. 그런데 컴퓨터를 배운 아들이 처음 쓴 글은 어떤 운동선수의 경기를 보러 가자는 것이었다. 생전 처음 경기장을 찾았던 아들은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도 달리고 싶어요.”

그간 한 번도 뛰어본 적이 없는 아버지와 아들은 그날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아들을 태운 휠체어를 밀면서 아버지는 달리고 또 달렸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소박한 달리기는 마라톤으로, 철인 3종 경기로까지 이어졌다.

부자가 달리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세상에 전해지자 사람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마침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장애우를 위한 휠체어 마라톤이 열리게 됐다. 물론 이 아름다운 마라톤을 이끌었던 주인공은 릭-딕 부자였다. 이를 계기로 집안에만 갇혀 지냈던 장애우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모든 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아버지 릭의 마라톤 최고 기록은 2시간 50분까지 도달했다. 그러자 주변에서 마라톤 선수로 전향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릭의 대답은 단호했다. “나는 아들이 옆에 없다면 절대로 달리지 않을 것이다.”

웨인 그레츠키, 김연아, 릭-딕 부자 등 스포츠 스타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딱 세 가지. 도전하고(Challenge), 변화하고(Change), 기회를 잡자는 것이다. (Chance)! Change의 g를 c로 바꾸면 Chance가 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변화에 대응하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올 것이다.

■ 국내에서 손꼽히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 경희대 체육학과와 체육대학원을 거쳐, 한국체대에서 스포츠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2년부터 모교인 경희대 체육대학원의 전임 교수로 임용되어 스포츠 산업 및 경영에 관한 강의를 맡고 있다.

[2011. 1. 11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