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택-우울증은 하나의 결과입니다


동문특별강좌 임형택-우울증은 하나의 결과입니다

작성일 2010-09-08
▲임형택(한의96, 자하연한의원 원장)

우울증이라도 상황에 따라 증상은 비슷하지만 원인이 다를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라는 것은 '삶의 어떤 원인으로 인하여 우울한 상태가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즉, 우울증은 하나의 결과 입니다. 양방의 약은 결과인 우울증을 치료 합니다. 모든 사람의 우울에 비슷한 처방을 하게 됩니다. 한방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우울을 다르게 봅니다. 불안해서 우울이 오고, 좌절을 통해서도 우울이 오고, 현실의 힘겨움으로 우울이 오고, 가족과의 불화로도 우울이 오고, 내가 소심해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힘겨움에는 객관이 없는 듯 합니다. 오로지 [주관]만이 지배하는 상황입니다. 남들은 내 맘을 모릅니다. 어느 정도 공감을 할지 모르지만 인간은 늘 [나]위주로 생각하는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힘겨움이 지속이 되면 [좌절]이라는 상황을 겪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삶으로 자리잡아서 관성처럼 지속적인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습관 같기도 하고, 관성 같기도 하고, 좌절에 빠지면 스스로 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음을 독하게 먹거나 어떤 계기가 생기거나 시간이 충분히 지나면 스스로 나오실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 치료라는 부분은 원치 않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하나의 관성과 습관에서 빠져 나오는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계기가 필요하거나 스스로 힘들거나 시간을 앞당기고 싶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을 때 치료가 필요합니다.

치료를 통해 상황을 객관화 하고 숨겨진 힘을 찾아내고 함께 현실을 탐구하고 약초나 침의 힘으로 에너지를 고양시키고 힘겨움을 회복시키고 삶에 대한 기술을 탐구하고 현실에, 현재의 힘겨움에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우울증은 어쩜 고치를 틀고 그 고치 안에 갇혀 희망을 꿈꾸기보다는 자기를 갉아 먹는 위험성을 상징합니다. 우울증이 점차 심해지면 희망을 잃고 극도로 좌절감을 느끼며, 불안해 하고, 걱정하고, 낙담하면서 나날을 보내게 된답니다.

모든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지나치게 슬픈 기분 등 몇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면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우울증은 반복적인 것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데, 치료하지 않으면 6개월서 8개월 또는 그 이상 계속됩니다.  우울증이 만성화되면, 몸과 마음의 기능이 본래대로 회복되기 힘이 듭니다.

▶한방정신과에서의 우울증의 치료

우울증에 대한 진단이 내려지고 원인이  파악이 된 후 한약 처방과 침 치료가 들어갑니다.주로 기운을 올려주는 치료를 하지요. 우울증에는 보중익기탕이라는 약이 있는데요. 이는 소화기를 보하면서 기운을 올려주는 약이며, 또한 과로로 인해서 우울증이 올 때 씁니다. 사암침의 처방은 신정격과 삼초정격, 심정격을 통해서 몸에 있는 불의 에너지를 높여서 기운을 생기게 하고 에너지를 활성화 시켜서 치료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에는 분노형과 비분노형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분노형은 때때로 생각이 나면서 울화가 치밀고 답답하며 신경질이 났다가 가라 앉으면서 우울해지는 증상이구요. 분노형인 경우에는 시호, 치자, 목단피 등의 약재로 화를 내려줘야합니다. 그리고 나서 기운을 올리는 처방을 사용합니다.

비분노형은 대부분의 우울증이 그렇하듯이 모든 것이 내탓이고, 힘이들며 기운이 없고 몸이 무거우며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만사가 귀찮고, 때론 죽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심장을 보하면서 기운을 내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처방을 사용합니다. 도시인들의 스트레스성 우울증에는 주로 귀비탕이란 처방을 사용하구요. 불안하거나 겁이 많거나 할때, 불면이 겹쳐지면 담력을 높여주는 온담탕을 함께 사용합니다. 침치료도 비저격, 담정격위주로 기가 울체된 것을 치료해줍니다.

한방에는 기에 대한 연구가 많이 되어서 기체와 기울을 치료하는 방법들이 많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기를 잘 다스려서 몸과 마음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우울증 치료의 핵심입니다.

[2010. 9. 8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