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특별강좌
신원철-열대야를 이기고 '푹' 자는 법
▲신원철(동서신의학병원 교수)
보통 저녁이 되면 뜨거운 태양이 사라지며 더위가 잦아들기 마련이지만 최근에는 밤의 기온도 섭씨 2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다. 열대야현상이 나타나면 편하게 잠잘 수 있는 온도인 섭씨 20도를 훨씬 웃돌아 잠을 설치기가 일쑤다.
하지만 다음날 일과를 위해서는 푹 자둬야 한다. 열대야 속에서도 숙면을 돕는 방법은 많다. 우선 잠자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하면, 몸도 식혀 주고 피로를 풀어줘 잠을 청하는데 도움이 된다. 잠들기 직전에 하거나 너무 차가운 물로 하면 오히려 잠이 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수면을 방해하는 약물은 삼가야 한다. 특히 술을 한잔 마시고 잠을 청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술을 마시면 잠에 잘 들 수는 있지만 효과가 잠시 뿐이고 오히려 수면 중간에 자주 깨게 만들므로 좋지 않다.
카페인이 든 커피 홍차 초콜릿 콜라 담배는 각성효과가 있어 '양질'의 수면을 방해하는 만큼 피해야 한다.
잠들기 전 수박이나 음료수를 많이 먹으면 화장실 가느라 잠을 자주 깨게 되고, 과식을 하게 되면 다음날 속이 더부룩하고 부종이 생기는 것은 물론 수면의 질도 크게 낮아지는 만큼 저녁 식사는 과식하지 말고 적당량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잠자리에 아마포(모시)를 깔고 자면 감촉도 좋고 땀도 잘 발산돼 잠을 잘 잘 수 있다. 잠을 청한 후 15분 내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를 벗어나 몸을 식힌 후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더워서 잠들기 힘들다고 에어컨을 장시간 강하게 틀어 놓고 환기를 시키지 않으면 '냉방병'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갑작스런 체온이 낮아지면 혈액순환장애로 피로감이나 두통이 오고, 심할 경우 신경통이나 소화 장애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실내온도를 너무 낮추지 않는 것이 좋고, 에어컨을 강하게 잠시 틀어 놓았다가 끄는 것보다는 약하게 해 여러 시간을 틀어 놓는 것이 더 좋다.
음식은 흰쌀밥보다 국수나 잡곡, 그리고 비타민이 많은 야채와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신선한 우유나 두부 같은 콩으로 만든 음식도 더위를 견디기 쉽게 해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의 생체시계를 일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깨어 활동해야 한다. 늦게 잤다고 늦게 일어나면 몸의 리듬이 깨지고 다음날 잠자는 시간도 일정하게 유지하기 힘들게 된다.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선한 초저녁에 가벼운 운동을 하면 숙면을 돕는다. 단, 잠들기 2시간 이내에는 운동을 하면 오히려 잠들기가 힘들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2010. 7. 24 MT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