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 유산1-경희정신과 쌍사자촛대


동문특별강좌 경희의 유산1-경희정신과 쌍사자촛대

작성일 2005-11-08

경희의 유산을 찾아서(1)

< 경희 정신과 쌍사자촛대 >

1949년 창학이래 개교 48주년을 맞은 경희학원은 8만 여명의 대학 졸업 동문과 1만 5천의 재학생을 가진 학원으로 등장하였다. 이 외에도 유치원, 초.중.고부터 전문 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한 동문들까지 포함한다면 더욱 거대한 학원 공동체가 될 것이다.
우리 경희 학원의 기상을 상징하는 것은 사자인데 그것은 동물 중의 왕이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사자는 신중의 신, 태양을 상징한다. 따라서 사자로 상징되는 경희의 건아는 태양처럼 빛나는 이 사회의 지도자임을 의미하고자 한 것이다.
경희 학원에는 사자상이 많이 있다. 먼저 대학 본관 앞에 두 마리의 사자조각상이 있다.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 내에 박제된 사자가 있고, 한의대 앞의 광장에는 개교 4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것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정신과 개척정신을 상징하는 사자가 한 마리 있다. 그 외에 중앙도서관 건물 4층의 외벽 가운데쯤에 사자의 머리 모양으로 된 조각이 1개 붙어 있다. 이렇게 볼 때 서울 캠퍼스 내에는 다섯 사자가 있는 셈이다.
우리의 전통문화에서도 사자는 위엄과 용맹의 상징이었으며 불교에서는 지혜를 상징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고가 반영된 대표적인 유물들이 고려시대의 청동은입사 향로 뚜껑이나 쌍사자 석등, 네 마리 사자 3층석탑 등이다. 사자는 정법을 수호하는 신장을 표상하기도 하며 쌍사자는 시작과 끝을 잇는 반야의 지혜와 그 너머의 영원한 지혜를 상징하는 것이다.
중앙 박물관은 고려시대의 대표적 청동 유물인 사자새김 향로와 청동쌍사자촛대를 소장하고 있다. 특히 청동쌍사자 촛대는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국보급에 버금가는 유물이다. 이 청동쌍사자 촛대의 상층부에는 초를 놓을 수 있도록 고안된 원반형의 판이 있는데 이것은 태양 또는 우주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리고 촛대는 대나무의 모양을 표상하여 만들었으며 이 촛대를 두 마리의 사자가 떠 받치고 있다. 이와 같이 사자의 힘과 위용을 상징한 촛대에서 우리는 실용품에도 종교적 염원을 예술적으로 반영하고 자연의 미감을 표현한 전통예술의 극치를 만날 수 있다.
다가오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다. 천연자원이나 국방력 또는 경제력이 한 사회 수준의 지표가 되던 시대보다 훨씬 많은 가능성이 우리 민족에게 열려 있는 것이다. 반만년 역사를 지탱해 온 얼을 바탕으로 우리 경희인은 진리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또 경희의 건아로서 끊임없이 영원한 지혜를 탐구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자처럼 진정한 위엄과 용맹을 가지고 경희정신을 살려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훌륭한 경희인이 되어야 한다.

-- 오일환 연구원 (107호 동문회보 게재-1997년 7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