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근 원로작가가 남원의 고전 소설 홍도전을 현대화한 평설 ‘홍도전(남원시·한국문인협회 남원지부·비매품)’을 발간했다.
이로써 남원의 5대 고전으로 불리는 춘향전, 흥부전, 만복사저포기, 최척전, 홍도전이 모두 현대소설로 재탄생했다.
일찍이 조선조 시대부터 남원사람들의 이야기와 남원의 지리적 배경은 글로 남겨져 고전소설의 성지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홍도전’은 정유재란과 중국의 싸움터에서 온갖 고난을 이겨낸 하늘을 감동시킨 숭고한 사랑이야기로, 당시대 남원의 풍광을 잘 묘사되어 있다. 홍도전은 등장인물의 유형이나 이야기의 구성이나 전개가 최척전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작가가 다르고 시대가 다르다. 주인공 홍도는 춘향이와 더불어 남원정신을 빛내는 당당한 표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작가는 앞서 1987년에는 흥부전을, 2013년에는 최척전을 현대소설화해 발간했다. 또한 남원 출신 소설가 최정주씨도 춘향전과 만복사저포기를 현대소설화한 바 있다.
고어체로 되어 있어 읽기도 구하기도 어렵고 해독하기 까다로운 고전소설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남원 출신 작가들이 현대소설화 하는데 남원시가 지원해 온 결과다.
윤 작가는 “고전소설을 현대화하는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어떤 고전소설을 풀다 보면 쓸거리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글로 헤쳐나가기 힘들고, 고전소설이라는 실체를 훼손해서는 안되고 원문 내용에서 벗어나서도 안 된다는 중요한 사실부터 원고를 쓰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고전을 그대로 옮기자니 허무맹랑하기도 하여 고통스러움을 겪었으나 현대소설화 한다는 의미에서 어쩔 수 없이 허구성을 동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윤 작가는 남원 출생으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과 원광대학교 대학원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월간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상쇠’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한국예총 남원지회장과 전북소설가협회 창립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남원항일운동사(공저)’, 창작집 ‘상쇠’, 장편소설 ‘동편제’, ‘의열 윤봉길’, ‘각설이의 노래’, ‘유자광전’, ‘아름다운 삶’, ‘독립지사 임철호’ 등을 펴냈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