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한약재의 주무 부처는 현재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부 세 곳으로 나뉘지만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하는 부서는 부재한 실정이다. 물론 식약처의 한약정책과에서 이 역할을 일정 부분 하고 있지만 그 보다 더 전문적인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소재진 두원공과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19일 열린 ‘바람직한 한약 안전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약재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식약처의 조직개편 방안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한의학정책연구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보건복지부 내 방계 조직으로 있던 한방정책관을 보건의료정책실 내로 편입시켜 한의약정책관으로의 조직개편을 제안한 바 있던 소재진 교수는 “한의약 안전관리는 국민건강과도 직결됐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한약재 관리를 위해서는 정부의 한약 전담부서 조직 개편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 교수는 “지난 ‘15년부터 ‘19년까지 한약재의 생산액은 9535억 원에서 1조1554억 원으로 매년 3.1% 상승하고 있다”며 “수입액 역시도 지난 ‘15년 1360억 원에서 ‘19년 1700억 원까지 매년 약 5.5%씩 상승을 할 정도로 한약재 수입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의료소비자의 높은 한의약 선호로 인해 한약재 시장은 날로 커져가지만, 수입 주무 부처는 복지부, 식약처, 농림축산식품부 세 곳으로 나뉘면서 이를 진두지휘할 부서는 부재하다는 게 소 교수의 설명이다.
물론 식약처 내 한약정책과에서 이러한 역할을 관장하고 있지만 그 보다 더 전문적인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소 교수는 식약처 내 각 과의 담당업무를 비교하며 “바이오의약품정책과는 14개,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는 18개, 화장품정책과도 18개인데 반해 한약정책과는 업무가 23가지나 된다”며 “각 과에서 담당하고 있는 분야만을 단순 비교해 보더라도 한약정책과의 역할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 의약품 등록 품목 수와 한약(생약)제제 등록 품목 수를 비교하더라도 9만2133개의 전체 의약품 중 한약(생약)제제는 2만9515개로 약 32%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한약정책과의 인원은 과장 1명, 사무관 2명, 주무관 6명이 업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식약처 지방청의 경우에도 한약재의 수입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1차적으로 한약재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전문 인력의 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 교수는 제1안으로 현재의 바이오생약국 내 한약정책과를 확대해 ‘한약품질안전국’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한약품질안전국에는 한약정책과를 포함한 한의약품안전과, 한의약품관리과, 한의약품유통과 등을 신설해 한약재 관리·유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2안으로는 의약품안전국의 마약안전기획관처럼 바이오생약국 아래 한약품질기획관을 신설해 한약정책과를 포함한 한의약품안전과, 한의약품관리과, 한의약품유통과 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내놨다.
지방단위의 의약감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6개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서울, 부산, 경인, 대구, 광주, 대전)에 대해서도 한약재안전관리과를 별도로 둬 한약재의 생산 및 수입단계에서 유통 및 소비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지도와 감독 및 감시업무를 강화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소 교수는 “식약처장이나 복지부 장관이 전문적인 한약 연구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정보 제공 측면에서 한의약연구과를 만들면 조직 구성의 활성화도 이뤄질 것”이라며 “지방청 중에서도 실제 통관이 많이 이뤄지는 경인, 부산지방청의 경우 임시 사례로 한약재안전관리과를 설치한다면 수입 한약재에 대한 충분한 검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