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식동문의 칼럼, 비전과 능력을 갖춘 대통령을 뽑자


동문기고 임춘식동문의 칼럼, 비전과 능력을 갖춘 대통령을 뽑자

작성일 2022-03-03
시정칼럼 / 비전과 능력을 갖춘 대통령을 뽑자
  •  임 춘 식 논설위원
  •  승인 2022.03.03 09:15


임 춘 식 논설위원임 춘 식 논설위원

[시정일보] 지금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그 고통과 손실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상황인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될 정도로 분열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3·1 만세운동에서 시작하여 4·19혁명, 6·10항쟁, 5·18민주화운동, 촛불 항쟁으로 이어오면서 전 세계의 찬사를 받는 민주주의를 이루어냈다.

그런데 세계사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평화적인 촛불 항쟁으로 탄생한 정부가 촛불 시민이 요구하는 제반 사회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함으로써 다시 부패하고 수구적이며 반민족적·반역사적인 기득권 세력이 발호하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또한, 부동산가격 폭등, 민생경제의 침체를 막지 못하여 특별히 젊은 세대들에게 커다란 상실감을 안겨 주었다.

그런데도 정치세력들은 대한민국의 전환과 미래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토론과 담론이 없이 치졸한 비방으로 일관하며 시대착오적인 공약과 정책으로 대립과 비판을 일삼고 있다. 온갖 명목으로 돈 퍼주겠다는 선심 공약을 쏟아내고 있어 포퓰리즘 융단 폭격이라고 할 만하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민초들에게 가짜뉴스와 각종 기득권 카르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래지향적인 공론의 장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미래 세대들에게 부끄러운 경쟁을 일삼고 있다. 고로 국민의 정치권 불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대 대통령 선거전은 3월9일 막을 내린다. ‘최악 중의 최악’을 뽑는 ‘역대급 비호감 대통령 선거’라는 혹평 속에 어떤 열기도, 희망도, 감동도 없는 이상한 선거전임이 틀림없다. 국민들은 특히 선두주자인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투덜대지만, 진짜 문제는 후보들에게 미래의 비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우리 대한민국은 대전환의 시대에 길을 잃고 허덕이게 만든 불신의 치열한 선거전이다.

요컨대 20대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 새 100년의 역사적 전환, 선진국 대한민국의 사회적 전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태적 전환이라는 삼중의 전환 시대에 치르는 첫 선거이다. 이런 전환 시대의 의미를 통찰하고 거대한 전환을 감당할 비전과 능력을 갖춘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그런데 20대 대선은 절망스러울 정도로 실망스럽다. 미래의 전망은 보이지 않고 끝없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낡은 노동관, 구태의연한 사상검열, 호전적 냉전의식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수단이고 기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가 기장 비호감 선거가 되고 있는 만큼 기권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그래도 투표는 반드시 해야 한다. 우리가 정치에 무관심하면, 그 대가는 가장 어리석은 자에게 지배를 받기 때문일 것이고, 더욱이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가장 무능하고 파렴치한 인간에게 지배를 받기 때문에 꼭 한 표 행사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디에 사는지, 우리가 무엇을 믿는지, 차이가 무엇인지를 따지지 않는다. 바이러스도 하지 않는 대통령 후보자는 네거티브만 할 뿐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확실한 기준과 비전을 제시한 것이 전혀 없어 국민들은 속상해한다.

권력은 정치 혐오를 조장하며 편 가르기로 기생한다. 정치 바이러스의 탐욕에는 제동장치가 없다. 이 바이러스는 건강하지 않은 정치의식을 집중 공략한다. 지역감정에 손상된 면역체계, 빈부격차로 허약해진 체력, 색깔 편식이 초래한 영양결핍을 끈질기게 파고든다. 정치 혐오를 조장하며 편 가르기로 기생한다.

그런데 다행히 예방과 치료 백신이 있다. 예방은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손 씻기와 거리 두기이다. 부패한 손과 악수했던 손을 씻는 것이다. 사탕발림으로 포장한 부패와 적폐는 뒷맛이 매우 쓰다. 치료 백신은 바로 제대로 된 투표이다. 똑똑한 한 표가 치료제이다. 깨어있는 국민들이 합심해 손 씻기와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 투표 백신을 잘 투여하면 멋진 대통령 뽑을 수 있다.

진정한 지도자는 국민을 위해 일할 뿐 아니라 국민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다. “저에게 투표해 주십시오. 무슨 문제든 제가 다 해결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이 아니다. “제가 선출되면 국민을 위해서뿐 아니라 국민과 함께 일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이어야 한다.

그런데 국민들은 부질없는 걱정을 하고 있다. 후보자 중에는 철학 없는 정치인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가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권력욕, 정권욕에 사로잡혀 통치한다면 국민들이 결국 불행해진다.

앞으로 국민들은 새 대통령과 더불어 공존·공생·공영의 정신으로 대립과 갈등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을 주체로 세우는 풍토가 조성되고, 사회 각계 분야가 이에 협조하는 상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것을 두 손 모아 간절히 소망한다. (한남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