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우 동문(국문82)의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동문기고 이권우 동문(국문82)의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작성일 2022-01-25

“삶을 변화시키는 책 읽기” 이권우의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2.01.25 11:10
 
[사진출처=pixabay][사진출처=pixabay]

[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삶을 변화시키는 책 읽기, 타인과 소통하는 책 읽기.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를 체계적으로 살펴본『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그린비, 2008.08.25.)』. 지식 습득을 위한 책읽기를 넘어,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사회적 소통을 위한 책읽기를 새롭게 제안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한다.

이책의 저자이자 독서 평론가 이권우는 책읽기에는 우리의 내면을 성장시킴과 동시에 통용되는 기성가치에 의문을 불러일으켜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책을 통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타인의 아픔과 고통, 기쁨에 대해 공감하게 하는 힘이 있음을 알려준다.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는 '왜 읽어야 하는가'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의 커다란 2가지 주제로 나눠 저자 자신의 그동안 읽어왔던 다양한 책을 함께 소개한다. 읽기 교육이 뿌리내리지 못하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음을 들려준다.

☞ 호모 부커스의 독서법

▲ 천천히 읽어라

▲ 깊이 읽고 겹쳐 읽어라

▲ 읽고 토론하고 써라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고 보면 이해되고 상처가 낫는다는 뜻이다. 고전의 바다에 빠져 보면 알겠지만, 읽어야 비로소 이해되는 것이 있다. 그것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줄줄이 이해되지 않는 책들이 있다. 그것을 읽었기 때문에 비판할 수 있는 책이라는 것도 있다. 고전을 젖줄로 삼지 않고서는 더 이상 정신적 성장과 성숙이 어렵겠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쏟아져 나오는 새 책들에 신물이 나고 반복되는 주제를 새롭게 포장해 내놓은 듯한 느낌이 들 때 고전을 읽어야 한다. 그러면 갈증 때문에 마셨다 더 지독한 갈증에 빠진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만그만한 정신적 높이에 진력이 났을 때 고전을 읽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훌쩍 커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71쪽. '이제 거인의 무등을 타자'에서)

“배우고 생각하지 아니하면 어둡고, 생각하고 배우지 아니하면 위태롭다.”() 31

“지금 배우는 사람들은 기억하지도 못하고 또한 언제나 단지 필묵이나 문자에 기대기 때문에 더욱 잊어버리게 된다.”(주자) 35

“마치 과일을 먹는 것과 같다. 처음에 과일을 막 깨물면 맛을 알지 못한 채 삼키게 된다. 그러나 모름지기 잘게  부서져야 맛이 저절로 우러나고, 이것이 달거나 쓰거나 감미롭거나 맵다는 것을 알게 되니, 비로소 맛을 안다고 할 수 있다.”(주자)

“한 번 복용하고 어떻게 병이 나을 수 있겠는가? 모름지기 복용하고 또 복용하고 여러 번 복용한 뒤에나 약의 효능이 저절로 생기게 된다.”(주자) 37

[사진출처=그린비][사진출처=그린비]


저자 이권우는 책에 눈멀어 책만 읽으며 살아가려는 한심한 영혼. 책만 읽으면 입 안에 가시 돋친다는 시대에 여전히 책의 가치를 옹호하는 바보 같은 사람. 잘나고 뽐낼 것 많았으면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부족하고 모르는 것투성인 데다 외롭고 고통스러워 책만 읽었을 것이다. 그래도 가슴 뿌듯하다. 휘어져서 그러했겠지만 선산을 지키는 나무 되었고, 어리석어 그러했겠지만 산을 옮길 수 있는 사람 되었다 자부하니까.

1963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자라다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고향을 떠났다. 책만 죽어라 읽어 보려고 경희대 국문과에 들어갔다. 4학년 때도 대학도서관에서 책만 읽다 졸업하고 갈 데 없어 잠시 실업자 생활을 했다. 주로 책과 관련한 일을 하며 입에 풀칠하다 서평전문잡지 『출판저널』 편집장을 끝으로 직장생활을 정리했다. 본디 직함은 남이 붙여 주어야 하거늘, 스스로 도서평론가라 칭하며 글 쓰고 방송하는 재미로 살고 있다.

단 한 번도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하지만, 희망을 열어 가는 대열에는 늘 끼어 있고 싶었다. 책 읽어 홀로 우주와 삶의 비의를 알아챈 사람으로 남기보다는, 그 앎을 이웃과 함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기에 책벌레라면 누구나 도서평론가 될 수 있고, 그 자리에 있으면 문화운동가가 될 수밖에 없다 확신하며 살아간다.

그동안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1), 『각주와 이크의 책읽기』(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3), 『책과 더불어 배우며 살아가다』(해토, 2005)를 펴냈다. 흰 피를 내뿜으며 쓰러져 갔을 나무의 정령들에 미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