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계인이 기대하는 또 하나의 K푸드...전통 발효 '식초'


동문기고 [칼럼] 세계인이 기대하는 또 하나의 K푸드...전통 발효 '식초'

작성일 2022-01-25

[칼럼] 세계인이 기대하는 또 하나의 K푸드...전통 발효 '식초'

기사입력시간 : 2022/01/25 [02:58:00]

최철한 한의사

 

▲ 현재 본디올대치한의원 최철한 원장     ©로컬투데이

 

[로컬투데이=고창]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K푸드는 상당수 발효식품에 기반을 두고 있다.

 

김치는 두말할 필요 없는 전형적인 발효식품이며,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삼겹살, 김치찌개, 떡볶이, 비빔밥에도 모두 된장과 고추장이 빠질 수 없다.


한국의 4대 발효음식 중 하나인 식초 역시 세계 시장에서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2019년에 이미 ‘식초 강국’으로 불리는 일본 식초 업계에 진출해 매년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식초는 그 자체로 효과가 매우 뛰어난 약재이다. <동의보감>에는 중요한 약재로서 감초가 1800번, 황기가 430번, 녹용이 50번 정도 언급된다. 식초가 언급되는 양은 감초 다음으로 많은 650번이다. 그만큼 쓰임새도 많고 우리 몸에도 썩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식초라고 해서 다 같은 식초는 아니다. 식초는 크게 3종류를 나눌 수 있는데, 합성식초와 양조식초, 발효식초이다. 합성식초는 석유에서 추출한 아세트산으로 만들어서 영양소가 없다. 양조식초는 에탄올에 초산균을 넣어 1~2일 만에 숙성시킨 것이며 대부분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런 식초는 신맛만 낼뿐 유기산이나 비타민, 미네랄 등은 거의 없다. 발효식초는 자연 발효한 식초를 말하는데, 과일이나 곡류 외에 다른 성분을 추가하지 않고 천연재료를 자연 발효시켜 만든 식초다. 발효 과정이 3개월 이상 충분히 진행되기 때문에 다양한 유기산과 영양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발효식초를 써야 제대로 효과를 보기에, 흑초나 발사믹 식초, 직접 발효시켜서 오래 묵힌 식초가 좋다.

 

‘초항아리’와 해풍이 약성 더 강화해 잘 발효시킨 식초는 몸속의 찌꺼기인 물혹, 종양, 체기, 가래, 어혈을 삭혀서 제거하고 근육을 좋게 하며 피부를 튼튼하게 한다.

 

또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에게는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혈액을 말초까지 순환시켜 체온을 높이고 땀을 나게 한다. 혈액을 속과 아랫배로 순환시키고 해독한다.

 

식초는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팀이 국제영양학회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매일 식초를 섭취하면 우울증을 34%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 식초는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유산균 중에서 매우 질 좋은 유산균에 속한다. 면역력은 결국 장 건강에 의해 좌우되는데, 식초에 함유된 유산균은 위산에 죽지 않고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고 면역력 강화에 크게 기여한다.


중요한 점은 김치도 지역마다 맛과 모양, 성분이 조금씩 다르듯이 식초도 마찬가지다. 특히 전북 고창에서는 식초 발효를 위해 보급된 ‘초항아리’에서 발효시키기 때문에 자연 속 미생물들과 더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약성이 강화된다.

 

또 고창 근처에는 바다가 있기 때문에 해풍의 영향을 받은 식초는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을 가득 머금고 있다. 여기에 숙성 환경 자체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동굴에서 숙성시키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심신을 안정시키고 폐를 포함한 호흡기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

 

식초는 섭취하는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식후에 소주잔에 식초 2~3방울을 넣고 물을 섞어 마시면 된다.

 

최철한 한의사 (고창식초 엠베서더)

 


[최철한 한의사 소개]
서울대학교 화학과에 들어간 전도유망한 청년이던 그는 건강 문제로 학업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고통받는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의학 치료와 설악산 요양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인생의 방향을 전환했다.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했고, 본초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산과 들을 다니며 왜 약초가 약효를 나타내는지를 탐구했고, 이를 바탕으로 『본초기』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동의보감 약선』 『생태본초』 등의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