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일-아베 총리 망언에 시민단체 왜 침묵하나


동문기고 이영일-아베 총리 망언에 시민단체 왜 침묵하나

작성일 2007-05-23

[열린마당] 아베 총리 망언에 시민단체 왜 침묵하나

- 이영일 / 경희대NGO대학원 석사과정 -

일본 자민당 내 '일본의 앞날과 역사 교육을 생각하는 의원 모임'에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종군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하고 나섰다. 너무나 뻔뻔스럽기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이에 대해 정부와 각 정당이 규탄 성명을 낸 것과는 대조적으로 시민사회단체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그 흔한 규탄 성명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네티즌의 반응도 시큰둥하긴 마찬가지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우리 속을 뒤집어놓는 저들의 망언에 적응이 된 것인가.

이번 아베 총리의 망언은 얼마 전 미국 하원에서 종군위안부 결의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압박감에서 나왔다. 그가 이끄는 자민당의 지지도는 곤두박질쳤다. 이런 형국에 미국 결의안까지 통과되면 '국제적 망신'을 당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아베 총리는 역사 왜곡을 통해 인기를 만회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앞날과 역사 교육을 생각하는 의원 모임'도 아베 총리가 1997년에 직접 만든 우익 성향의 모임이다. 그래서 아베 총리의 행보를 간과할 수 없다.

일본의 행보에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꾸짖음의 목소리를 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 반복되는 망언에 우리 스스로가 무덤덤해진다면 일본은 과거의 침략 근성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중앙일보 2007-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