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원의 목요칼럼>
덕목, 그리고 나눔과 사랑
- 德勝才 -
안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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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열정이 있는 사람들은 환경이나 조건을 따지기 보다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내 가능으로 바꾸어 놓는 사람들이다.거대한 만리장성도 돌 하나에서부터 시작했고, 넓고 거대한 바다도 산에서 내려오는 한 줄기의 물방울들이 모이면서 시작됐다. 이처럼 자연이 묵시적으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너무도 많다.
그런 이치라면 자신의 가슴에 뜨거운 열정만 있다면 아무리 힘들고 고달파도 이 세상을 얼마든지 멋지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문제는 내가 무엇을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열정을 쏟아내서 무엇을 이루느냐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정복을 꿈꾸던 동양인인 칭기스칸은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고, 가난하다고 말하지도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다"며 자신의 거친 삶을 적나라하게 털어놓았다.자신의 이름조차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그였지만 어린애, 노인층까지 모두 합쳐 보아야 200만 명도 되지 않았던 백성들로 세계를 제패했던 칭기스칸.
그는 막막하고 좌절감을 맛볼 때에도 포기하지 않았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았으며, 또 현명해지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그런 무식하기만 한 칭기스칸이었지만 자기 안에 있는 또 다른 자기를 천적으로 만들지 않고 영원한 동반자, 친구로 만들면서 스스로를 극복했다.
결국 자신의 천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를 힘들게 공격하고 괴롭히는 적의 정체가 바로 자신 속에 있는 또 다른 '나'인데 이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천적이 될 수도 있고 영원한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어쩜 개인이나 조직이나 성공과 실패는 커다란 것에서가 아니라 무시할만한 아주 자그마한 습관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진정한 성공은 자신의 이력이 얼마나 화려하게 만들어졌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고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주위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성공이란 포기하고 싶을 때 열정을 갖고 자기 자신을 이긴 사람에게만 돌아오는 인생의 선물이다.특히 실패한 사람들이 '현명하게 포기할 때 ', 성공하는 사람들은 '미련하게 참는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사회라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어떤 행동이나 압력이나 경험에 의한 것보다는 주위의 영향에 의해 지배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늘 함께 하는 가족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아들이 하는 행동이 아버지를 닮았다면 그것은 유전이라기 보다 아버지의 영향력에 지배를 받았다고 보아야 옳을 것 같다.
아무리 지적(知的)이고 타고난 능력이 있어도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식은 자기 본래의 잠재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부모의 편협한 시각에 따라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다.
일례로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혈육의 정 때문에 가족의 가르침을 따르고 가족의 전통과 유산을 소중히 여기다 보니 행동에 많은 제한을 받으며 부정적인 자세로 길들여지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에 따라 모든 일에 지나치게 소심하고 남에게 의지하며 사는 삶을 살고 있다. 열정도 없다. 이제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 잘못 길들여진 습관들을 과감하게 버려야 할 때다.어린 시절부터 부정적인 환경의 영향을 받았다 할지라도 자기가 길들여진 습관을 어떤 형태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뜨거운 열정을 갖고 새로운 변화의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사고를 긍정적인 사고로 변화시키고, 소극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그리고 창의력을 갖고 도전적인 정신을 가져야 한다.
칭기스칸도 여러 가지 악조건과 환경에도 불구, 천적일 수도 있는 내면에 있는 자기를 극복하고 동반자의 역할로 탈바꿈하면서 그 이름을 역사에 영원히 남길 수가 있었다. 그는 매사 도전적이었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분명 머리속에 지식이 많이 든 사람은 '든 사람'이다. 또 재주도 많고 출세도 잘하는 사람은 '난 사람'이다. 그리고 인격이 훌륭하고 덕이 있어 모든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은 '된 사람'이다.
'든 사람'이나 '난 사람'은 바닷가 모래알처럼 헤일 수 없이 많은데 아쉽게도 '된 사람'은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을 만큼 힘들고 드문 세상인 것만 같다.열정은 있는데 다들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쏟아 붓기만 한다. 생각할수록 안타깝기만 하다.
요즘 정치가를 지켜보면서 한 주부의 말이 생각난다. 덕승재(德勝才) 즉, "덕이 재주를 앞서야 한다(Virtues Over Skills)" 재주가 아무리 뛰어나도 덕이 없다면 그 재주는 세상에서 옳게 쓰이지 못할 것이기에 천번 만번 들어도 옳은 말인 것 같다.
열정도 좋고 긍정적인 사고도 좋고 도전적인 정신자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덕목(德目)이다. 그리고 나눔과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