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용-한가위를 세계적인 우리의 명절로 만들자


동문기고 조현용-한가위를 세계적인 우리의 명절로 만들자

작성일 2007-03-22

[기고] 한가위를 세계적인 우리의 명절로 만들자
 
-- 조현용 (모교 국제교육원 교학부장) --
 
추석연휴가 지나갔다. 긴 휴일이어서 참으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여유로운 시간을 지냈다.
추석은 가을 저녁이라는 의미를 가진 우리들의 대표적인 명절이다. 우리 명절에는 설날도 있고, 단오도 있고, 동지도 있지만 아무래도 대표적인 명절은 추석이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는 귀성행렬도 설보다는 추석이 훨씬 긴 것 같다. 3일간의 연휴지만 종종 개천절이 끼어 더 길어지기도 한다. 개천절이 끼거나 주말을 잘 피하면 추석연휴는 길어진다. 말하자면 재수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다. 재수가 좋으면 귀성, 귀경 전쟁도 없고 재수가 없으면 도로는 그야말로 주차장이 된다.

휴일을 늘리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큰 회사나 대학은 알아서 공휴일을 늘려 준다. 사원이나 학생들의 불편함을 덜어주려는 배려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추석은 마음이 바쁜 날이 되고 만다.

설날을 중국에서는 춘절(春節)이라고 하는데, 이날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설날로 기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도 추석에 월병을 먹고 즐기기도 하지만, 한국 사람처럼 지내지는 않는다. 설날에는 일주일 이상, 어떤 때는 보름까지 쉬는 사람들도 많은데 추석은 그렇지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추석을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명절로 키우자는 생각을 해본다. 추석을 한국의 전통적인 명절로 세계인에게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추석에 많은 지역별 축제도 열고, 달 보고 소원 빌기 행사도 열고, 소싸움도 거북놀이도 하는 것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될 것이고 해외로 빠져 나가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이다.

재수에 맡겨서 추석을 준비하지 말고 추석이 속한 한 주 정도는 즐기게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니라 재충전의 시간이 될 것이고, 가족과 효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마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또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날씨가 좋은 계절인 가을, 그 저녁에 세계인을 불러 모아 한바탕 축제도 열고, 효와 가족의 소중함도 일깨워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한국인의 문화 중에서 ‘효’는 세계인도 부러워하는 것이라고 한다. 차례를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성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며 좋은 깨달음이 될 것이다.

한가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해라’라는 말은 우리가 한가위를 얼마나 소중히 여겨 왔는지를 보여준다. 풍성하고 기쁜 한가위 연휴가 길어지기 바란다.

-- 세계일보 2006-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