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기고
이기종 - 관광을 통한 평화 번영
[여의도 포럼] 관광을 통한 평화 번영
-- 이기종 (정외71/ 23회, 경희대 교수·호텔관광대학장) --
지난해 한국관광은 외국인 입국 600만명,내국인 출국 1000만명,국내관광 4억명이라는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관광 위상은 세계 30위권에 머물고 관광수지적자가 늘어 정부차원에서도 1000만 외래 관광객 달성을 목표로 관광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국내외적 여건이 순기능적으로 작동하는 것만은 아닌 듯 싶다.
관광진흥의 저해요인으로 경제성장률 둔화,최근 논의되는 양극화 현상,접근성 문제,수용태세 미비,관광상품 부족 등이 열거되고 있으나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이 위협받고 있는 대외환경적 요인이 절대적이라고 판단된다.
최근 북핵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있고,북한 미사일 발사 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며,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문제 등으로 동북아 불안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번영과 동북아 협력체제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필자는 ‘관광은 평화로 가는 여권’이라는 세계관광기구(UNWTO)의 명제처럼 관광이 한반도 평화번영에 기여하는 적극적 역할에 주목하고자 한다. 관광은 정부의 국정과제인 평화번영,국가 균형발전,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에 가장 핵심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국가전략적 차원에서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여겨진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단초를 풀어나감에 있어 이미 금강산관광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남북한 화해협력 성공모델의 실증이 되고 있으며 여기에서 조성된 상호신뢰감은 파급효과로 개성공단 가동으로 발전되고 있어 이제 개성관광이 가시화되고 있다. 향후 서울-개성 관광권은 판문점을 포함한 비무장지대(DMZ)와 함께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것이며 관광을 통한 한반도 평화번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관광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도 남북 연계관광은 의미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
동북아 중심 관광한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계최고의 국가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조화된 관광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 관광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적 가치로서 우리의 역동적 에너지,즉 다이너마이즘(Dynamism)이 창안되기도 하였으나 한국은 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관광 핵심 이미지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남북한 연계관광을 보다 활성화하여 동북아 관광중심국가로 한국의 관광이미지를 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 연계관광은 남북한 공히 상호이익(Win-Win) 공존공영을 추구할 수 있는 즉,민족 공동의 이익을 촉구할 수 있는 사업이다. 남북한은 공히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외자유치가 절실한 상태에서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상징하는 남북한 연계관광의 활성화는 한반도의 평화번영과 한민족 경제 공동체 건설을 촉진하며 동북아 경제,관광중심국가로서의 한국의 이미지를 고양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반도 평화번영은 지정학적으로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중국과 일본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자 외국인 입국,내국인 출국 관광부문에서도 공히 1·2위 국가이다. 러시아의 극동지역도 우리에게 새로운 시장개척의 기회로 등장하고 있으며 남북한의 철도연결은 러시아와 중국을 거쳐 유라시아 경제권을 형성하게하며 대륙인구의 한국관광으로의 접근성을 높여줄 것이다.
한반도는 미·일의 해양시장권과 중·러 대륙시장권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며 동북아 물류·금융 및 관광허브 구축을 통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 역내 국가간,다자간 경제협력은 북한경제의 회복에도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아시아 횡단철도(TSR/TCR)의 연결,남한 자유경제지역과 개성공단의 연계 운영 등은 북한을 역내 경제협력에 통합시키고 남북한 관광영역을 넓히며 한반도 평화번영에 기여할 것이다.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철도를 통한 방북염원이 좌절되고 미사일 문제 등으로 남북한 관계가 다시 냉각되고 있다. 남북한 당국과 한민족이 지혜를 발휘,관광을 통한 한반도 평화번영을 창출함으로써 전 지구인들의 한국을 방문하고 싶은 바람이 봇물처럼 터졌으면 한다.
- 국민일보 2006년 6월 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