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근 효성전기(주) 회장(경영71), 부산산업대상 수상


동문동정 정진근 효성전기(주) 회장(경영71), 부산산업대상 수상

작성일 2021-12-23

부산산업대상 수상자에 효성전기(주) 정진근회장 선정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올 한해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기업인에게 수여하는 부산산업대상의 수상자로 (주)성우하이텍 이명근 회장, 효성전기(주) 정진근 회장, (주)파나시아 이수태 대표이사가 선정됐다.

45b4a3e9696030c45395edcd00ff042b_1640226052_0256.jpg

부산상공회의소는 25일 제39회 부산산업대상 수상자로 이명근 회장(특별공로 부문), 정진근 회장(경영 부문), 이수태 대표(기술 부문) 등 3인의 기업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산업대상은 1983년부터 부산 경제와 상공계 발전에 헌신하는 한편 기업 경영을 통해 업적을 거둔 상공인을 선정, 시상해 온 행사다.

특별공로 부문 수상자인 성우하이텍 이 회장은 44년간 성우하이텍을 전 세계 36개 사업장에서 1만 7000여 명이 근무하는 글로벌 자동차부품 기업으로 키워냈고, 각종 장학 사업과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사회에서 향토기업 역할을 굳건히 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효성전기 정 회장은 수입에 의존하던 자동차 모터 국산화와 생산성 향상을 이뤄냈을 뿐 아니라 지역 일자리 확대와 취약계층 지원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 공이 평가받았다.

파나시아 이 대표는 친환경 사업에 대한 선제적 기술 개발을 통해 선박용 황산화물 저감장치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수소에너지 시장에 진출하는 등 신산업분야 개척과 기술혁신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부산상의 장인화 회장은 “코로나로 어려운 한해를 보내는 동안에도 지역 경제와 기업 성장을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한 지역 상공인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부산상의는 앞으로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지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제39회 부산산업대상 시상식은 26일 오전 11시 부산상의 2층 상의홀에서 열린다. 시상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 주요 상공인 등 9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위드 코로나에 따른 방역 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치러질 예정이다.

.................................................................................................................................................................................................
[명문 장수기업 탐방] 자동차 블로어모터 세계2위, 효성전기 정진근 회장

 

13일 찾은 부산 기장군 효성전기 연구실에서는 연구원들이 일본 덴소, 독일 보쉬가 만든 자동차 모터를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있었다. 정진근(68) 효성전기 회장은 “경쟁사 제품을 잘 분석해야 더 좋게 만들 수 있지 않겠나”라며 “하물며 경쟁사들이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인데, 우리 같은 기업이 따라가려면 더욱 그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처음 모터 만들 땐 다 일본 제품 베꼈다”고 말했다.

효성전기는 정 회장의 부친인 고(故) 정태옥 창업주가 1973년 설립했다. 완구나 헤어드라이어 같은 소형 가전에 들어가는 작은 모터를 생산하는 회사였다. 군 복무를 마치고 기아자동차에 입사했던 정 회장은 부친 권유로 1977년 사원으로 합류했다. 소형 모터만으로는 회사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정 회장 부자(父子)는 각종 전시회를 다니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았고, 1980년부터 자동차 모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부산 기장군 효성전기 본사에서 정진근 회장이 자사가 생산하는 자동차 모터를 펜으로 가리켜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경쟁사 제품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이기우 기자

효성전기가 특히 주목한 것은 자동차 냉난방에 관여하는 블로어(blower) 모터였다. 당시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오던 블로어 모터를 1986년 효성전기가 국내 최초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우연한 기회에 1t 화물차에 들어가는 블로어 모터를 수주했는데, 뜯어보니 못 만들 물건은 아니더라”며 “블로어가 모든 차량에 들어가는 모터라 해서 이것만 잘 만들어도 밥 굶을 일은 없겠다 싶었다”고 했다.

블로어 모터는 효성전기에 단순 먹거리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원동력이었다. 2021년 현재 세계 블로어 모터 시장에서 효성전기는 약 20% 점유율로 세계 2위다. 1위는 일본 덴소, 3위는 독일 보쉬다. 한국 중견기업이 내로라하는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는 것이다.

효성전기가 처음으로 해외 납품을 시작한 것은 1997년이었다. 미국 GM이 호주 자동차 업체 홀덴을 인수해 탄생한 GM홀덴이 일본 히타치와 모터 납품 협상을 진행하다 사이가 틀어지면서 효성전기에 기회가 생겼다. 당시 효성전기는 GM홀덴 차량에 맞는 블로어 모터를 생산할 기술력이 없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미국으로 날아가 모터 설계를 사왔고 이를 바탕으로 시제품을 생산해 납품 계약을 따냈다.

이후 효성전기는 미국 시장을 거쳐 2000년대 후반에는 유럽 시장 공략에도 성공했다. GM·포드·크라이슬러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차량에도 효성전기의 모터가 들어간다. 정 회장은 “3년 이상 연구해 경쟁사보다 모터에 들어가는 부품 수를 절반 가까이 줄였고, 엔지니어들을 현지에 파견해 고객 업체들이 불만을 제기할 때마다 바로바로 응대한 게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중국·인도·미국 등 10곳에 해외 공장과 사무소를 두고 있다. 매출도 2000년 236억원에서 올해는 3800억원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1조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

정 회장은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려면 겁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때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이 되겠냐는 패배주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덴소든 보쉬든 블로어 모터는 기껏해야 생산라인 한두 개, 책임자도 부장급 정도겠지 생각하니 힘이 나더라”며 “회장인 내가 부장급에 져서야 되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