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원(언론정보대학원97), 50년째 나눔과 봉사의 삶 실천


동문동정 안호원(언론정보대학원97), 50년째 나눔과 봉사의 삶 실천

작성일 2026-03-09

“돈 없어도 할 수 있는 게 봉사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스한 관심

 

봄 향기가 그윽한 춘삼월, 50여 년 동안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묵묵히 사회봉사활동을 해온 한 동문의 미담이 뒤늦게 알려지며 이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이자 목사이기도 한 안호원(언론정보대학원원 16기, 총동문회 제 7대 동문회장)이다.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인 안 동문은적더라도 내가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것, 그것이 봉사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개척교회 목사들을 비롯해 노숙인, 장애인,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섬기는 데 힘써온 그에게돌봄의 목사’, ‘거리의 목사라는 칭호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 나이에 아직도 건강하게 배우고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더욱이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으니 더 기쁘죠.”

 

1994년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안 동문은 행정공무원과 인권운동가를 거쳐 YTN-저널, 경제신문 등에서 4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2001 YTN-저널 의학전문대기자로 퇴직한 뒤, 2011년 성지교회를 개척했다.

 

안 동문은 2000년부터 개척교회 목사 섬김, 노숙인 구호 급식, 독거노인 가정 방문 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부족한 형편이었지만 봉사는 쉼이 없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야간 건물 청소 일을 하며 받은 수입 대부분을 자신과 같은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돕는 데 사용했다. 자신도 개척교회 목회자이지만, 더 어려운 목회자들을 돕는 것이 그의 기쁨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분기마다 쌀과 생활용품을 구입해 직접 전달했고, 설날이나 성탄절 같은 명절에는 오리털 점퍼를 선물하기도 했다. 특히 복날이 되면 직접 닭을 사서 전달하거나 목회자들과 만나 식사를 대접하며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또 독거노인이나 중증 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청소를 돕고 냉장고, 세탁기 등 낡은 가전제품을 교체해 주는 등 생활에 필요한 지원을 이어왔다. 장애인과 노숙인을 위한 급식 봉사 역시 오랜 기간 묵묵히 실천해 왔다.

 

“노숙인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으면 저도 가서 한 잔 달라고 하기도 해요. 그러면 모두들 의아하게 쳐다보죠.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들에게 다가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가 되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진정한 섬김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거리의 노숙인들은 안 동문을진짜 목사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선물만 주고 가는 목사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자기들 이야기를 들어주는 목사님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며 기분도 좋았지만, 제가 어떤 봉사 사역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노숙인 사역은 이미 많은 목회자들이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안타까운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노숙인이 고마운 마음에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청하면, 옷에서 나는 냄새 때문인지 몸을 피하는 목회자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제가 늘 밖에서 활동하다 보니 간혹 저를 답답해하거나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죠. ‘목사면 교회에서 말씀이나 전하지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목회자는 교회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사회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세상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시며 말씀을 전하셨잖아요.”

 

안 동문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50년 넘게 봉사의 삶을 이어왔다. 이 밖에도 2014년부터 6·25 참전용사와 월남전 참전 고엽제 전우들을 섬기며 위로의 자리를 마련해 왔다.

 

또 필리핀과 러시아에서도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영등포 아버지합창단 부단장(베이스)으로 공연 활동도 했다.

 

이 밖에도 2008년부터 법무부 범죄예방위원으로 활동하며 우범지역을 순찰했고, 청소년 선도위원으로 비행 청소년 상담에도 직접 나섰다.

 

이 같은 봉사활동으로 안 동문은 2017년 도전한국인운동협회로부터도전한국인 명인 인증 6로 선정됐고, 대한민국 최고 인증 기네스북에도 등재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공군전우회로부터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공군인상을 받기도 했다.

 

안 동문은 모든 예술의 본질은 기쁨을 나누는 데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봉사는 그에게 하나의 예술이었다.

 

봉사가 새로운 도전의 원동력이 되었을까. 안 동문은 교사 자격증 4개를 비롯해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심리상담사, 응급구조사, 경비행기 조종사 등 30여 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기자 출신답게 글쓰기에도 재능이 있어 지금까지 발간한 저서도 14권이 넘는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경희대학교 언론대학원을 거쳤으며, 지난 2월에는 여섯 번째 학위로 백석대 실천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앞서 25년 동안 방송통신대학교 4개 학과를 졸업하기도 했다. 지난해 졸업 때는 총장상까지 받았다.

 

이 같은 학구열에 대해 안 동문은 이렇게 말했다.

 

“모세가 하나님께 쓰임 받기 위해 수십 년간 훈련받았듯, 저 역시 단 하루라도 주님께 쓰임 받을 날을 위해 준비하는 것입니다.”

 

안 동문이 이런 사역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생계를 책임진 아내의 내조 덕분이다. 그는남자로서는 멋있게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가장으로서는 ‘0’”이라며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사람들은 돈이 많아야 기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죠. 봉사도 습관이 중요합니다. 자주 하다 보면 매력이 있고 어렵지 않습니다.”

 

소외계층이 점점 늘어나고 돌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오늘날, 안 동문은 무엇보다 그들에게 희망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세상에 그래도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보여줘야 합니다.”

 

물질도 필요하지만 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따뜻한관심이라는 것이다.

 

안 동문은명예와 직위보다 지금까지의 봉사활동이 더 보람되고 행복하다영달은 한낱 바람과 같다. 봉사는 대가를 바라서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일하는 것이 점점 힘에 부쳐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를 기다리는 분들의 눈빛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섬기면서 오히려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간 것 같아 행복합니다.”

 

맑고 밝은 안 동문의 모습에서 따뜻한 온정(溫情)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