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69 이윤희 동문 - 여성동문 화담(和談)숲 나들이


동문기고 사학69 이윤희 동문 - 여성동문 화담(和談)숲 나들이

작성일 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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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9일 토요일은 비가 내렸다.  모두 21명이 강남역 부근에서 버스에 탑승하여 곤지암의 화담숲으로 향했다.  4월말인데도 주변의 신록은 벌써 생기를 품고 있었다.  어쩐지 우리가 가는 길의 차들이 엉금 거린다.  비오는 날인데도 지방으로 주말여행 하는 차들이 많아서일까?


화담숲에 도착하였다.  맨 먼저 발길이 닿게 만들어 놓은 곳이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대한민국 고유의 민물고기’ 생태관 이었다. 특히 수초를 이용해 물속 식물의 아름다움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있었다.


이끼원(Moss garden)을 둘러보았다.  이끼는 풀과 나무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자생한 인류의 역사를 온전히 기억하고 있는 식물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화담숲 이끼원에서는 비가오지 않았더라면 털깃털이끼, 서리이끼,  바위고깔이끼 등 수많은 이끼 서식처에서 신비스러운 자연원시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을 텐데...


탐매원과 자작나무 숲엔 노란 수선화, 각양각색의 야생화와 봄을 알리는 꽃들이 화담숲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철쭉, 진달래 길도 놓쳐서는 안 될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난간에서 내려다보이는 각양각색의 비단잉어들이 물속에서 또 다른 봄의 화원을 보여주는 듯했다. 


목재로 디자인된 통로가 나타났다.  분위기 있게 만들어진 목재위에 쳐다볼 수 있게 걸어놓은 나무 팻말에  “화담숲에서는 추억을 담아가는 곳으로 오래 보존하고자하오니 모든 꽃과 나무풀이 아프지 않게 보호해주세요  자연과 벗하고 정답게 이야기 하시며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걸어보세요” 라고 쓰여 있었다. 


4~5월의 화담숲이 이렇게 아름다우니 녹음 짙어진 여름엔 아마도 수만 그루의 산수국이 군락을 이루어 만개한 아름다움을 상상해본다.  가을엔 단풍나무들이 어우러져 붉게 타오르는 빛의 향연을 자아낼 것이고 국화와 구절초, 쑥부쟁이 등 야생식물의 향기 속에서 자작나무 숲길을 걸어보고 싶다.  겨울엔 꽃과 나무가 잠시 모습을 감추고 동면하는 동안 앙상한 가지와 초록빛 소나무에 얹힌 눈꽃의 자태가 절경을 이룰 것이다.


시멘트 건물 속에 사는 우리들에게 나무의 이야기,  새의 노래는 얼마나 그리운 것들인가!

자연을 벗하는 것만큼 몸과 마음에 좋은 약이 있을까?


이곳은 LG 상록재단에서 LG그룹 3대 구본무 회장의 아호를 따서 화담숲으로 이름을 붙였다.

빌봉산 산기슭 5만평에 4,300종의 식물을 더해 자연생태계를 그대로 숲으로 복원한 곳임을 알게 되었다.  화담숲은 자연 속에서 정답게 이야기 나누며 걷기에 좋은 곳이다.  우선 교통편이 좋다.  수도권에서 전철로 단번에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4년만의 여성동문 나들이는 집행부의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그런데 사실은, 꼭 대형버스 충남차를 대절 할 바엔 처음 공지했던 대로 공주로 가서 구경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숲을 둘러보고 늦은 점심을 ‘라그로타(동굴와인 레스토랑)’에서 크림파스타, 해물도마토파스타, 전복리조트샐러드, 스몰스테이크 등으로 해결하고 ‘Cafe Lounge’로 옮겨갔다. 밖엔 약한   비가내리고 우리는 아메리카노, 라떼, 루이보스티 등으로 목을 축이며 다양한 얘기들을 나누었다.  


그밖에 김경순동문이 준비해온 3종류의 샌드위치(아보카도, 치즈, 치킨)와 조윤혜동문이 삶은 달걀1개씩과 미니사이다, 여성동문에서 준비한 영양떡 등은 짧은 나들이 이지만 서둘러 나오느라 아침을 거르고 나온 대부분의 우리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요기꺼리였다. 식후에 황경옥동문의 미니 단백질 바는 또 다른 맛을 안겨주었다. 카페라운지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제공한 이순화동문, 미니 물병을 준비해온 김지연동문 등도 모처럼의 나들이에 일조하였다.   


또한 무형문화재 승전무의 보유자인 어머님을 모시고 있는 무용과 김정련동문은 먼 통영에서 참가하였다.  비오는 날의 센스 있는 의상감각은 단연 가정과 음서경동문이다. 영문과 김명식동문은 감기기운이 있어 못한다고 사양했지만 못 들었으면 몹시 아쉽게 느낄만하게 ‘흔적’을 열창하였다. 


3시 50분 예정보다 조금 이르게 서울로 향했다.

비는 그치고 푸른 하늘이 언뜻언뜻 보였다.  화담숲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낮은 산들의 꼭대기에 가득했던 안개도 사라졌다.  서울에 도착하니 맑은 하늘이 보이고 비오는 날 질적 거리면서 후줄근하게 걸었던 기분에서 해방되었지만 오히려 맑아진 하늘에 화가 났다. (2023.4.30.)   



이윤희 : 전 서일대교수(문학박사)                  

            현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여행 작가 • 시인

            지방자치단체 초빙특강연사

            서울지방법원 민사재판조정위원

            한국관광공사 비상임 이사

            아시아문화개발원 이사

            문화관광부 정책자문위원

            국가보훈처 현충심의위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문평가위원

            한국연구재단 인문학과제 심사위원장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및 초빙교수

            경기일보 시론 및

            서울문화투데이 문화칼럼 필진

            공무원 시험 출제위원

            재경매산 21대총동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