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기고
김창환-흐르는 물이 안썩듯이 운동은 노화를 막는다
[의술과 인술] 흐르는 물이 안썩듯이 운동은 노화를 막는다
- 김창환 (한의64/ 19회, 모교 한의대 교수,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침구과) -
육체노동까지 포함된 운동은 옛날부터 깊이 관찰되어 왔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돌쩌귀는 녹슬지 않는다.” 그것은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형기(形氣)도 역시 그와 같다. 형이 움직이지 않으면 정도 흐르지 않으며, 정이 흐르지 않으면 기가 막힌다고 했다. 사람은 오랫동안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기가 울체(鬱滯)하여 병이 생긴다고 한다. 또 “춤으로써 그것을 선도한다”고 울결병(鬱結病)을 고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춤이란 체조 또는 몸을 단련하는 운동을 가리킨다.
명의 화타는 “몸을 움직이더라도 그 한도를 넘지 않는 것이 옳다. 움직이면 곡기는 소진되지만, 혈액이 유통하므로 질병에 이르지는 않는다. 그것은 움직이는 돌쩌귀가 녹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가 도인법에 의거하여 창안한 오금희(五禽戱)라는 운동법은 오늘날에도 널리 유포되고 있다. 손사막은 노인의 양생에 대해서 “양성(養性)을 하려면 언제나 가벼운 노동을 하도록 마음을 쓴다. 그러나 과로나 체력이 미치지 못하는 노동은 피해야 한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돌쩌귀는 녹슬지 않듯이 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거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적당한 운동은 계속하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운동은 몸의 신진대사를 높이고, 몸의 각 기관에 활력을 넘치게 하며, 노쇠를 지연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운동은 특히 심장혈관 계통의 기능을 높인다. 심장의 근육에 혈액이 충만하고 심장벽이 두꺼워지며 수축력이 강해진다.
또 혈관의 탄력성이 유지되며 심장의 혈액 배출량이 증가된다. 운동은 대뇌피질에서의 신경활동의 강화와 활성화, 그리고 평형성을 높이기도 한다. 또 신경세포에 충분한 영양물질, 특히 산소를 공급하므로 머리가 맑아지고 정력적으로 된다. 운동을 하고 있는 노인과 별로 하지 않는 노인은 그 폐활량이나 호흡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운동은 폐포의 탄력성 및 폐장의 환기가능을 촉진하며 폐포를 통과하는 혈액 속의 산소량을 증가시킨다. 그것은 몸의 각 기관, 특히 중추신경계에 극히 유익하다.
또한 운동은 근육을 강화하며, 근육의 위축이나 퇴화성 변화를 지연시킨다.
평소에도 늘 하는 운동은 소화기계에 대단히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 위장의 연동운동을 빠르게 하며 소화와 흡수 능력도 강화시키므로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물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그것은 노쇠를 지연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경향신문 2006-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