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동문은 모교에서 건축을 공부하며 설계를 넘어 공간과 미술을 잇는 실험을 이어갔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하며 공공장소 프로젝션 맵핑을 연구했다. 그에게 건축은 공간을 짓는 일이고, 미디어아트는 그 공간을 채우는 일이다. 큐레이션은 이 둘을 비판적으로 엮어 서사를 만들고, 그 서사로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그 바탕에는 중립적인 공간은 없다는 인식이 있다. 별내동 나나예술실험실은 예술과 일상 사이에 경계는 없다는 믿음으로, 이 질문을 이론과 실천으로 함께 풀어온 실험의 현장이었다. 이제 정 동문은 한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넘어서, 당신의 상상력에 부력이 생기는 순간.’을 모토로 더 넓은 세계를 향한 분기점에 서 있다.
김경석 작가 역시 그 경계 위에서 작업해온 도예가다. 명지대학교 도자기술학과에서 유약 제조 과정을 공부하고, 2005 문경 세계 찻사발 공모대전 동상과 2010 여주·이천·광주 공모전 특선을 받으며 작업을 다져왔다. 그러나 그의 흙은 전시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김경석 물레교실(예그리나도예공방)에서 그는 오랜 시간 물레를 가르치며 후배들을 길러왔고, 그곳은 작업실이자 교실이며 누구나 흙을 만질 수 있는 일상의 자리였다. 그의 물레를 거쳐간 제자들은 지금 국내 약 11곳의 공방과 브라질 상파울루, 이탈리아, 프랑스, 캐나다, 미국에서 도예를 이어가고 있다. 나나예술실험실이 공간에서 해온 실험을, 김 작가는 공방에서 오래도록 이어온 셈이다.
도예가인 어머니 이지숙 작가의 영향으로 정 동문은 일찍부터 달항아리를 한국적 아름다움의 극치로 여겨왔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그는, 신진 작가는 물론 기성 작가의 작업에서도 새로운 해석을 끌어내는 큐레이팅을 이어갈 계획이다.
나나예술실험실은 이번 전시를 끝으로 별내에서의 제1기 운영을 마무리하고 공간을 옮긴다. 다음 무대는 해외다. 홍익대 조소 전공 Janice Lee 작가의 ‘The Gallery of Young’(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밀라노·파리·뉴욕에서 한국적이면서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장소: 나나예술실험실 (남양주시 별내동 991 / 더 스타 자이 D블록 이그제큐티브 빌딩 126, 127호 / 별내역 4번 출구 도보 3분)
기간: 9월 11일 ~ 9월 29일 (오프라인 전시 및 상설 온라인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