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9 연구/산학
체육대학 송종국 학장 대한민국체육상 연구상 수상
한국 운동생리학 발전에 선구자적 역할 인정 받아
대한민국체육상은 국민체육진흥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유공자를 발굴·포상함으로써 체육인의 사기 진작 및 체육진흥에 기여하기 위한 시상제도다. 1963년 제정된 이후 체육 분야 최고 권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체육대학 송종국 학장이 한국 운동생리학 발전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희대에서 처음으로 대한민국체육상 연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송 학장은 “교수에게 연구와 교육은 본연의 임무이다. 이번 수상으로 25년간 교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인증을 받아 기쁘다”면서 “연구는 혼자 할 수 없다. 25년간 선·후배·제자와 함께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연구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아동·청소년, 고령자 대상으로 운동 프로그램 개발
운동생리학은 운동 자극에 인체가 어떻게 반응하고 적응하는지를 분석하는 학문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뼈·근육·신경 등이 어떻게 작용하고, 우리 몸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연구한다. 송 학장은 청소년·고령자·스포츠 선수를 주요 대상으로 연구했다. 특히 아동·청소년과 고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건강개선 연구가 유명하다.
송 학장은 청소년 골격 성숙도와 체력을 높이는 비만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제 적용한 경험이 있다. 그는 “연구를 수행한 학급에 비만 학생이 30%였다. 지방 연소를 위해 30분 이상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필요해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16주간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운동한 결과 비만이 줄어들었고,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고령자의 골밀도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도 대표적인 성과다. 송 학장은 고령 여성일수록 호르몬의 영향으로 골밀도가 저하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65세 이상 여성 고령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설계했다. 송 학장은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골밀도 향상을 위해선 유산소 운동보다 뼈에 부하를 가하는 충격 운동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며 “고안한 프로그램으로 16주간 운동했을 때 골밀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대한 목적의식을 갖고 질문을 통해 고찰하라”
송 학장은 25년간 꾸준히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로 ‘목적의식’을 들었다. 그는 “연구자의 길은 ‘자기와의 싸움’”이라며 “연구를 시작하기 전 ‘연구가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고찰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어 연구자의 기본 덕목으로 △정직성 △객관성 △개방성을 꼽았다. 그는 “연구자는 연구 결과 앞에 정직해야 하고, 연구 결과는 언제든 적용 가능해야 한다. 또한 연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협동의 결과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이 학점, 취업에 집중하고, 연구자의 길을 걷지 않는 현상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송 학장은 “학생들이 배움의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흥미를 느끼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연구자의 길로 진로를 정했다면 진리 탐구를 위해 노력하는 여러 학자와 유대 관계를 쌓으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송 학장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조언자의 이야기는 자신을 되돌아볼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체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학문 특성상 코로나19로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송 학장은 “구상했던 연구가 중단된 상황이지만 신체 접촉 없이도 가능한 리뷰 연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는 이론 기반 연구를 주로 수행했는데 코로나19 종식 이후 연구 환경이 좋아지면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에 갈증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학계와 산업이 융복합한 체육대학 만들 것
송 학장의 수상 외에도 체육대학에 낭보가 전해졌다. 신정희 동문(체육대학 82학번), 유옥열 감독이 대한민국체육상 공로상,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상한 것이다. 송 학장은 체육대학의 여러 동문이 대한민국 체육 발전에 유의미한 성취를 거둘 수 있던 원동력으로 체육대학의 교육 철학을 들었다. 그는 “체육대학은 현대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창의 융합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한 방향 교육이 아닌 쌍방향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물결을 체육계도 피할 수 없다. 리더십의 중요성은 미래 사회에 더욱 커질 것이다. 이를 대비해 누구나 코칭 할 수 있는 인재로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대학을 이끄는 송 학장은 앞으로 운영 방향성도 제시했다. 그는 “체육학의 역사가 130여 년이 지났지만, 순수학문보다 발전 속도가 더디다”며 “앞으로 현시대의 발전 속도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 학장은 이를 위해 체육대학 커리큘럼 재정비를 준비 중이다. 체육학 전공 외에도 ‘식품’, ‘스포츠’, ‘헬스케어 디바이스’ 등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해 산업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듈을 만들 계획이다. 송 학장은 “학계와 산업이 맞물려 발전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설명했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